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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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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고무장갑 낀 남자 '늦었시유.' 옆집 아주머니의 목소리였다. 모처럼 나타난 햇살이 아까워 이 때다 하며 알타리,총각무,순무를 밭에서 뽑아와 마당에서 다듬고 있었다. 아예 대문 문짝이 없는 고로 지나다 보면 훤히 다 보인다. 그나마 날이 춥지않을 때 서둘러 김장 안하고 이제 무슨 뒷북이냐는 핀잔의 소..
귀촌일기- 반장집 김장하는 날 김장하는 날. 남정네들은 주연인 가, 조연인 가.
귀촌일기- 김장배추 모종 심기(4) 천고마비 지난해는 '추월'이었다. 올해는 '천고마비'다. 배추모종 이름이다. 올해도 두 판을 샀다. "배게 심어 솎아도 잡수슈." 모종 가게 오복사 사장 사모님이 올해도 기어이 두 판을 사게 만든다. 256포기다. 하기야 심어두면 누가 먹어도 먹고 임자는 생기더라. 올듯말듯 올듯말듯 하다가 드디어 ..
귀촌일기- 김장배추 모종 심기(1) 뽐뿌집의 추억 우리 마을에서 우리집을 '황토집'이라 하듯이 어릴 적 내가 살던 동네에 '뽐뿌집'이 있었다. 뽐뿌가 개인 소유였을 것이다. 멀리 우물로 물 길으러 가느니 뽐뿌집에 가서 물 긷는 것이 훨씬 편했기에 아낙 장정 할 것 없이 늘 문전성시였다. 그중에서도 한여름에 뽐뿌 물머리를 대고 뽐뿌..
귀촌일기- 서울은 싫어,시골이 좋아 꽃만 꽃이더냐. 노오란 속살을 드러내며 되바라진 배추가 꽃이다. 오늘 채마밭으로 내려간 건 갓 때문이었다. 그동안 눈이 많이 녹았다. 눈밭에서 건진 청갓. 올해는 김장 김치는 안하는 거다. 그때그때 '隨時 김치'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 방침의 의사결정은 내 소관이 아니라 오로지 집..
귀촌일기- 두부 만들기와 개발위원회 오늘은 태안읍내 나들이를 두번 했다. 연말이 가까와올수록 마음도 바쁘고 할 일도 많다. 해달라 부탁받고 와달라 요청하니 추위에 웅크려 있기보다 훨씬 낫다. 이웃 박 회장네 집에서 두부한다는 이야기는 며칠 전에 들었다. 바깥양반이 장학회 일로 베트남 여행중이라 읍내 방앗간에서..
귀촌일기- 대설, 바닷가 배추에 안부를 묻다 해가 났다 들어갔다, 그래도 구름 사이로 이따금 내미는 햇살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절기상으로 오늘이 대설이라지만 이제 눈은 그만, 빨리 활짝 갰으면 좋겠다. 도내나루 내려가는 곳에 배추밭이 있다. 배추밭으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고라니떼들이 지나가며 한바탕 난리를 친 흔..
귀촌일기- 귀촌의 하루, 농사란 무엇인가? 알뜰살뜰 가을걷이. 고춧대에 달린 끝물 고추다. 두고 보면 아깝다. 고추 따랴 파다 만 야콘 줏어 나르랴. 귀촌의 하루. 할 일도 많아라. 김장한다기에 이웃 두 집 마실 갔다왔더니 하루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 조각달이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