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시유.'
옆집 아주머니의 목소리였다.
모처럼 나타난 햇살이 아까워 이 때다 하며
알타리,총각무,순무를 밭에서 뽑아와
마당에서 다듬고 있었다.
아예 대문 문짝이 없는 고로
지나다 보면 훤히 다 보인다.
그나마 날이 춥지않을 때 서둘러 김장 안하고 이제 무슨 뒷북이냐는
핀잔의 소리같기도 하고 추위에 고생한다는 격려의 말씀같기도 해
듣기에 따라 알쏭달쏭했다.
제아무리 날이 풀렸다 해도 12월은
12월이다.
손이 시려
고무장갑을 낀 남자.
갑갑하다며
고무장갑을 벗어던진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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