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가 훌쩍 지나간 다음엔 반드시 잔잔한 뒷 이야기가 남기 마련이다.
축제의 낙수라고나 할 가.
즉, 이삭줍기.
행사가 클수록 작은 이야기가
더 크다.
이삭은 마음 먹고 줍는
사람만 줍는다.
우리 동네 84세 '옥향' 할머니의 글씨를
처음 보았다.
며칠 전,
<2015년 제8회 사랑과 감동이 있는 태안군노인복지관 어르신 작품 발표회>
에서다.
올 한해동안 복지관 문해교실에서 옥향 할머니는 열심히
한글을 익혔다.
같이 차를 타고 가는 길에 어쩌다 한번
글씨를 보여달래도
'못쓰유.' 하며 보여주지 않았다.
오늘 아침, 마지막 등굣길에
어제 찍은 굴이라며 생굴을 한 봉지 들고 오셨다.
'아저씨, 고맙습니다.'
일 년동안 한글 교실에 태워드린
답례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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