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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면서 걷는다 어젠 밭갈이를 끝냈다. 오늘 8시 쯤에 밭에 출근했다. 아침나절은 밭에 살았다. 밭에만 오르락내리락 왔다 갔다 하는데도 3.080보. 오후에는 앞뜰을 걸었다. 논길을 걸으면서 올려다 보니 우리집 울타리에 개나리가 만발했다. 하룻동안 모두 7.197 걸음을 걸었다. 일하면서 걷는다. 오늘 하루, 바로 이 순간이 花樣年華.
오늘은 용쓴 날, 밭갈이 하는 날 열흘 전 쯤 안마을 버갯속 영감님댁 김 계장에게 밭갈이를 부탁했는데 오늘이 그 날이다. 하룻 만에 비닐 멀칭까지 해치웠다. 후련하기 이루 말할 수 없다. 도와주는 이웃의 정이 고맙고 역시 돈이 사람을 편하게 해준 하루였다. 작년까지는 이웃 박 회장에게 부탁을 했었다. 트랙터로 밭갈이를 해주고 가면 내가 며칠을 두고 쉬엄쉬엄 비닐 멀칭을 했어야 했다. 중간에 봄비라도 내리면 흙이 단단하게 굳어져 삽질이 힘들어 낭패나기 일쑤였다. 김 계장이 새벽 여섯 시에 읍내 인력회사 에 나가 인부 2명을 '힘들게 겨우 모셔왔다'. 아침 식사도 같이 했다. 우리집에 도착한 시간이 7시 반. 일과는 오후 다섯 시까지다. 인력시장의 규약이 그런지 총알같이 하던 일 멈추고 땡이다. 읍내까지 김 계장이 다시 모셔다 주었다. 농번..
팔봉산, 수문 사이로 조망하다 육중한 콘크리트 철구조물 수문 사이로 팔봉산. 여덟 능선에 아롱아롱 봄이 보인다. 도내수로에는 오리 떼. 어제와 오늘 사이에 산천의 경색이 달라졌다. 봄, 봄. 봄이다.
LG 93-98 김상무 아리랑(51화) < 에이플랜 3대 대첩 >의 서막 51. 조직구조의 기본골격은 94년 4월부터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 내가 가장 힘들었던 테마 세 가지였다. ‘ 해외사업 부문의 조직 ’, ‘ 연구개발 부문의 조직 ’을 어떻게 편제하고 운영할 것인가 였다. 그리고 ‘ 기획기능과 심사기능 ’ 조직이었다. 세 가지 테마는 가히 격전이었다. 결정 과정을 나는 이라 불렀다. 상대는 해외사업부장 이병무 상무, 연구소장 이종명 상무였다. 그리고 박충헌 전무다. 와 병행하여 에이플랜에서 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냈다. 기술, 생산, 판매, A/S의 일관성을 갖는 즉, 공통의 고객, 기술을 갖고 있는 개별사업의 가능성을 철저히 추구하는 ’ 사업 Unit 조직 ‘ 체계다. 사업부장이라는 명칭이 없어지고 Unit장이 기능 조직을 관장하면서 책임..
귀촌 밥상- '솔쟁이 나물' 나중에 크게 자라 거칠기로 말한다면 솔쟁이 만한 우악스런 잡초도 없다. 솔쟁이는 소리쟁이 소루쟁이 돼지풀...이라고도 한다. 쑥, 고사리... 온갖 산야초가 그렇듯 그냥 두면 천하에 몹쓸 잡초, 알고 먹으면 귀하디 귀한 들채소다. 솔쟁이는 어린 잎을 나물로 먹기도 하고 국을 끓여 먹는 이른 봄날의 계절 음식이다. 솔쟁이는 만병 특효... 이렇게 다양하게 약효가 있는 줄을 아는 사람만 안다. 하우스 옆 자주 양파밭에 멀칭 비닐을 걷어내고 잡초를 뽑았다. 솔쟁이가 무더기로 나타났다. 봄 햇살에 비닐 안에서 웃자라 이파리가 여리디 여리다. 잠시 일손을 멈추어 다듬어 식탁 근처로 가져오니 저녁밥상에 솔쟁이 나물이 되었다. 오늘은 쪽파와 데쳐 솔쟁이 쪽파 모듬 나물이다. 귀촌의 재미란 이런 것.
제초제를 뿌려야 하느냐? 다 같은 마늘밭인데 어느 집 밭은 잡초가 전혀 없다. 우리 마늘 밭은 잡초 투성이다. 잡초가 자라 멀칭 비닐이 한껏 부풀었다. 금방이라도 터져 나올 것만 같다. 지난 해 가을, 마늘 심을 때 미리 제초제를 뿌리느냐 아니냐 의 차이.
본전 뽑았다? 며칠 전에는 두 개, 오늘은 네 개. 집사람이 무를 갖다달라기에 다른 일 하다 말고 무를 캤다. 작년에 땅에 묻어두었던 월동무는 마흔 개다. 긴 겨울을 지나면서 짬짬이 캐 먹고 아직도 스무 나무 개는 남아있으렸다. 오늘 서산 롯데마트에 갔다가 판매대에 붙어 있는 무 값 가격표를 보고 저절로 나오는 혼잣말... "본전 뽑았다." 초가을에 무 씨앗 뿌려 물 줘 가꾸고, 구덩이 파서 땅에 묻어 월동 시킨 수고로움...이 순식간에 날아갔다. 무 반 개를 잘라 1.290원이라... 790원짜리도 있다... 통무를 1/4로 잘라서 파는 건 오늘 처음 보았다. 세상살이가 어쩐지 각박해 진다... 물가가 이래도 되나?
이삿짐 쌀 때가 있다 대파, 쪽파도 이사를 해야 한다. 옮겨 심어야 한다. 지난 해 늦가을에 심어 덜 자랐다. 땅심을 밭아 초봄에 부쩍부쩍 자랄 터인데 고생을 하게 되었다. 갑자기 이사를 서두르게 된 건 밭갈이를 해야 하기 때문. 버갯속 영감님댁 김계장에게 밭갈이를 부탁했는데 언제 트랙터를 몰고 나타날 지 모른다. 사전 예고도 없이 자기들 농사 일정에 따라 들이닥치기 일쑤다. 요즘 며칠 째 아랫 밭과 윗 밭을 돌 계단을 사이에 두고 오르내리고 있다. 일일이 파다가 옮겨 심는 일... 농작물도 이삿짐 쌀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