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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뒷걸음치는지 몰랐다 앞뜰 마파람이 하도 거세서 걷기운동 코스로 마을 안길을 택했다. 버갯속 영감님 할머니가 망연자실 하듯 우두커니 앉아있었다. 아흔의 연세다. 갑자기 일어서 경사진 언덕바지를 거꾸로 기면서 내려가기 시작했다. 저만치에서 뭔가를 주섬주섬 챙겨 들었다. 일하다 벗어 두었던 윗도리다. " 에고, 힘들어! " ... .... 뒷걸음으로 기게 하는 세월이 힘들게 한다.
하얀 나비, 흰 민들레 축대 아래 양지 바른 밭둑에 하얀 민들레 한 송이가 처음 피었다. 민들레 옆에 갑자기 날아든 나비 한 마리. 봄에 취했나, 벌렁 드러누웠다. 춘삼월이라지만 꽃샘 추위가 가시지 않았다. 겨우내 어디 있다가 날아왔을까? 오늘밤이면 돌풍 비바람이 남쪽에서 몰려온다는데 걱정스럽다.
부추가 꽃보다 아름다워... 수줍게 피어나는 수선화가 어찌 예쁘지 않으리요. 돌아온 봄을 어찌 알아차리고 파릇파릇 돋아나는 부추 새싹... 또한 예쁘다.
1974 박정희, 2022 박근혜 오늘 경북 달성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역시 침착했다. 1974년 8월 15일,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방금 전 저격사건이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광복절 경축사를 태연자약 마저 읽어가던 그 순간을 떠올렸다. 부전여전이랄까. 이런 내공이 있어야...
LG 93-98 김상무 아리랑(49화) 성공체험 만들기 1,2 49. 최종 보고회의 뒤풀이는 중간 보고 때와는 달리 생기가 넘쳤다. 오늘 최종 보고회를 끝내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매킨지와 V-본부, 그리고 산전CU의 에이플랜 팀 2십여 명이 모두 모였다. “ 우리의 배전반 사업은 주력 중에서 원조 주력입니다. 분명히 이번에는 될 겁니다. ” 이희종 CU장의 ‘원조 주력’ 이라는 표현이 의미심장했다. “ 죄송했습니다. 부담을 드린 것을 사과 드립니다. ” 후지모토가 일어서더니 일찌감치 한 마디를 했다. 두 달 전 중간 보고회가 끝난 다음 자신의 경솔했던 눈물 사건을 새삼 되살렸다. “ 역시 울어야 돼. ” “ 매킨지가 우니까 일이 잘 됐잖아. ” “ 무슨 소리야. 우는 놈이 있어야 웃는 놈도 있어. ” 다들 말들을 쏟아냈다. 한바탕 왁자지껄 어수선했다. “ 후지모토야..
서울 왕복거리, 300키로 걸었다 들쭉날쭉하지만 하루 4천 보 내외, 2, 3 키로를 걸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지금 3월까지 동절기 4개월 동안 줄잡아 300 키로는 된다. 어지간이 궂은 날씨에도 빼먹지 않고 걸었다. 이제부터 밭에서 살아야 한다. 농사철이 돌아온 것이다. 운동은 일하고 다르다지만 걷기 운동을 밭에서 오가는 걸로 대체를 할 수 밖에 없다. 농부의 딜렘마다. 어제 하우스 안에서 상추모종 심느라 겨우 한 시간 여 왔다 갔다 했는데 1.607 보다. 1 키로 걷는 거리다. 오늘은 아랫 밭에 자라고 있는 대파를 뒤안 웃밭에 옮겨 심는데 1.154 보.
LG 93-98 김상무 아리랑(48화) "사단이 나야 정신을 차린단 말야! ” 48. 매킨지라는 컨설팅 회사에서 컨설턴트는 프로 직업인으로서 신중함이 그들에게 있었다. 후지모토는 깍듯한 행동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하이’ 하는 대답이 절도가 있다고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었다. 냉철히 생각했다. 아니다 싶은 의견은 두루뭉실이 아닌 정공법을 택했다. 이젠 기회다 싶을 때엔 자신의 견해와 의견을 분명히 야무지게 전달했다. 핵심을 찾아내 정곡을 찔렀다. 젊은 나이인 데도 미국에서 비즈니스 스쿨을 나와 다국적 기업 매킨지에서 그렇게 훈련되고 단련이 되었다. 후지모토는 체질적으로 술에 약했다. 그러나 건네는 술잔을 마다 않았다. 분위기상 어울려야 할 때는 스스럼없이 끝까지 어울렸다. 다음 날 일정에 소홀하지 않을까 하는 나의 우려는 항상 기우에 그쳤다. 지각 출근..
춘분, 모종아지매 올 상견례 태안에 귀촌해서 18년째 단골 모종가게. 50대 아주머니가 이젠 70인데도 원기왕성하다. 편하게 나는 모종 아지매라 부른다. 오늘도 "사진 찍으러 왔슈?" 하며 첫 인사다. 읍내 나갔다가 혹여나 들러 본 모종시장. 초 다듬이라 모종은 빈약했으나 마수걸이로 인사치레는 했다. 올 농사 시즌 오픈이다. 마침 오늘이 춘분. 하우스 안에는 열흘 전에 뿌려 막 돋아난 새싹 흑상추, 작년부터 넘어와 터줏대감노릇을 하는 월동 상추에다, 오늘 심은 꽃상추까지 3대가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