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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의 팡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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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2주 만에 외출에서 돌아오다(4) '월남의 달밤' 역사란 과거와 현재와 대화라고 말했다. 누천 년의 국사가 역사라면 수십 년의 개인의 과거도 역사다. '베트남'보다 '월남'이 나에겐 더 친근하다. 베트남 전쟁이라는 용어보다 월남 전쟁이라는 표현이 더 익숙한 세대다. 이번 월남 여행은 두 번째다. 23년 전 1996년 무렵, 회사 일로 하노이..
귀촌일기- 갈대숲이 사라졌다 16년 전, 2003년 내가 도내리에 집터를 장만해 집을 짓고 있을 때 이 마을에서 28년 이장을 하셨던 분(버갯속 영감)이 '이 골짜기를 어떻게 알고 찾아오게 되었냐?'고 아주 신기하게 생각하면서 몇번 되물었다. 충청도 오지 중에 오지, 도내리 중에도 안도내, 육지의 끝이었다. 그 바로 이태 ..
귀촌일기- 스모, 트럼프, 일본 일본 방송을 통해 나는 가끔 스모를 본다. 단판 승부로 화끈하게 끝나는데다 승자에게 깨끗하게 승복하는 스포츠 정신이 맘에 든다. 퇴위를 앞둔 일본 천황이 스모를 참관하는 흔치않는 장면도 지난 1월에 있었다. 5월, 새로 열린 레이와 시대에 첫 국빈으로 온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 스모..
귀촌일기- 남정네가 준비하는 아침밥상 지난 해 어느날, 우연찮게 집사람이 끓는 물에 팔목 화상을 계기로 아침 밥상을 내가 준비하게 된 것이 다섯 달이 넘었다. 매일같이 한번도 안거르고 맛 있다는 칭찬에 이젠 완전히 코가 꿰었다. 재미삼아 하루에 한 끼 정도야. 특히, 후식으로 만든 사과찜이 맛있다.
귀촌일기- 떨어진 동백꽃 하나 이른 아침. 대문간 발끝에서 마주친 빨간 꽃송이 하나. 해마다 피고 지던 동백꽃. 꽃 잎이 이다지도 큰 건 처음이다. 花無十日紅 人不百日好 早時不計算 過後一場空 선인들은 문장으로 이렇게 읊었고, 현인들은 중력의 법칙이니 자유낙하의 법칙이라 했다.
귀촌일기- 황사, 스모그, 미세먼지 차라리 황사가 그립다. 불어오는 봄바람에 널어놓은 빨래가 누렇게 바랜다고 채근하던 시절 말이다. 언제부터인가 스모그 하더니 이젠 미세먼지가 되었다. 지금 여드레 째 계속되는 미세먼지는 최악의 수준이다. 대책이 없어 보인다. G2 운운 나라답지 않게 중국은 지레 발뺌하고 우리 정..
귀촌일기- 도서관과 책 이야기 고작 태안읍 3만 명 인구에 덩실한 도서관이 둘이다. 백화산을 병풍 삼아 동서로 기다란 도심 양쪽 끝에 자리잡고 있어 발걸음이 어느 쪽으로 가건 내가 드나들기에 안성마춤이다. 요즈음 도서관에 자주 가는 건 다른 이유다. 집사람의 읍내 출입에 운전수 역할을 하다보면 집에 왔다가 ..
귀촌일기- 마누라 초상화(8) 1월이 가기 전에 초상화 그리기 어렵다. 마누라 초상화 그리기 더더욱 어렵다. 3 주동안 그렸다. 마냥 붙잡고 있을 수 없어 1월이 가기 전에, 오늘 붓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