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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영이,바둑이 "철수가 나오면 영희도 나오겠네. 국어책에도 나와있지 않느냐." "오늘은 철수, 내일은 영희냐." 얼마 전 누군가가 말했다. 모두 웃었다. 그러나 국어책에 '영이'는 있었지만 '영희'는 없었다. 여의도에 있는 사람들, 그 때 그 시절의 국어책을 제대로 보고 말을 했으면 좋겠다. -------------- 바둑아,바둑아 ..
미꾸라지와 방앗간 아줌마 요즘 매일 첫 일과는 새벽에 논두렁에 나가 미꾸라지 통발 점검하는 일이다. 읍내 방앗간 아줌마의 말 한마디로 미꾸라지 어획고가 달라졌다. 매일 대여섯 마리, 열 마리 수준에서 4,5십 마리 수준으로 급상승했다. 그동안 나름대로 갖은 방법을 동원해 보았다. 통발에 넣는 깻묵이 물속에서 너무 일찍 ..
배추모종 아줌마 읍내 나간 김에 며칠 전에 사온 배추 모종에 대해 내가 불만을 표시했다. 우선 보아 촘촘하길래 자세히 보지않고 들고왔더니 모종판 중간중간에 빈자리가 많아 갯수가 턱없이 모자랐던 것이다. "그럼 안돼쥬. 이거 드릴께." 당장 배추 모종판 하나를 집어들더니 가위로 씩씩하게 반을 툭 잘라 파란 비..
토란대 말리기 쉬엄쉬엄 요즘 토란대를 말리고 있다. 해마다 심는 토란이지만 토란대는 그동안 버렸다. 그런데 '고운대'가 '토란대'의 표준말이었다고? 국립국어원이 그저께 발표한 새 표준어 39개를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고운대가 토란대의 표준어였다는 사실이다..
정지된 시간 유쾌한 저녁 한 때였다. 색동미술학원의 이완규 원장님과 유화교실 천세만 회장님의 뜻밖의 방문이 있었다. 빝일 끝에 나는 막 샤워를 한 뒤라 시원했다. 가을로 가는 느지막의 잔햇살이 파라솔 사이를 비집고 두 양반의 얼굴을 비추었다. "갑자기 멍멍합니다. 마치 시간이 멈추어버린 것 같네요." "그..
아나고, 출항기 그저께에 이어 바다로 나간다. 옆집 박 사장이 요즘 쬐끔 한가한 모양이다. 그런데 꼭 당일날 아침에 연락을 하는 통에 내가 갑자기 바쁘다. 출항 준비가 오늘은 심상치않다. 트랙터가 동원되었다. 조금 때라 밀물이 덜 들어와 개펄에 놓인 '도내호'를 밧줄로 끌어내어 트랙터로 들어서 선창가로 옮겼..
벼, 고개 숙이다 ㅡ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우리집 마당의 논. 모내기는 6월25일이었다.
느티나무와 평석 느티나무에서 매미소리가 요란하다. 한나절 뙤약볕을 피해 평석에 앉아 고추 뿔따기를 한다. 우럭 말리는 망도 느티나무가 제격이다. 한줄기 마파람에 우럭 비린내가 코끝에 지나간다. 우리집의 랜드마크로 오늘 진가를 제대로 알겠다. 다음은 내 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