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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꾸라지와 방앗간 아줌마

 

요즘 매일 첫 일과는 새벽에 논두렁에 나가 미꾸라지 통발 점검하는 일이다.  

 

 

읍내 방앗간 아줌마의 말 한마디로 미꾸라지 어획고가 달라졌다.  매일 대여섯 마리,

열 마리 수준에서 4,5십 마리 수준으로 급상승했다. 그동안 나름대로 갖은 방법을

동원해 보았다. 통발에 넣는 깻묵이 물속에서 너무 일찍 풀어져 미꾸라지들이 모여들

틈새를 주지않았다. 

 

 

며칠 전 고추 빻으러 갔다가 방앗간 아줌마가 깻묵을 주면서 한가지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었다.  여자 스타킹을 잘라 그 속에 깻묵을 넣고 묶은 다음 통발에 넣어

보라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별이 반짝하며 그래 바로 그거야 하는 생각이

스쳤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당장 실행에 옮겼다. 별로 헤지지도 않은 집사람 스타킹 하나를

꺼내 주저없이 잘랐다. 

 

 

덕분에 당분간 가을 추어탕을 매일 실컷 먹게 되었다. 아줌마라기보다 태안 떡방앗간

사장님 사모님이다. 추어탕 한 그릇 대접할 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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