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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달
샘골의 수수께끼 샘골. 먼 먼 옛날. 이곳 태안의 발상지. 벼르다 오늘 처음 가 보았다. 백화산 자락이 남녘으로 둘러싼 천연의 요새. 샘골에서도 가장 깊은 골짜기. 어느 음식점의 뒷 마당. 영락없는 코끼리 형상의 바위. 인도 쪽을 보고 있단다. 코끼리 정수리에 박힌 상흔. 처음 보는 순간 나는 앗찔했다. 한뼘 길이에 ..
어머니와 엄마 내가 다니는 음악학원에 중학생들이 꽤 있다. "드럼 선수 될 거야." "아뇨, 스트레스 풀랬어요." "스트레스 더 풀지, 오늘 왜 빨리 가나." "태권도 도장에 가야해요." "태권도 재밌어." "엄마가 가랬어요." 유화교실 미술학원에는 초등학교 아동들이 많다. 월요일 늦은 오후, 문 열고 들어서면 애들 냄새가 ..
유화 교실의 신동 한 달여 이런저런 핑계거리로 농땡이를 쳤다. 황사비를 뚫고서 '대단한 각오'로 오늘은 출석부에 도장을 찍었다. 역시 화실은 진지하고 화기애애했다. 난로에 장작 타는 내음이 고소하다는 말을 듣자니 정겨웠다. 오늘 신입회원 세 분의 인사 순서다. 열심히 하겠다는 결의가 굳세다. 처음 시작할 때는..
월요일 새벽의 명상
여기 매화가 있었네 서재에는 족자 하나가 걸려있다. 겨울이 물러갈 즈음이면 자주 눈이 간다. 이 글을 준 분은 집안 사람이다. 나이는 나보다 이 십여 년이 많았다. 그 양반은 깍듯이 나를 족숙 어른이라 불렀다. 문중 항렬로 나의 조카뻘이기 때문이다. 시골서 서울 딸내미 집에 다니러 왔다며 으례 나를 찾아왔다. 주머..
황사와 백설
경이정 憬夷亭. 태안읍내 한가운데 있는 누각이다. 뒤로는 멀리 백화산 산세가 멋드러지다. 그래서 옛날에는 憬夷秋月이라며 蘇城八景의 으뜸으로 노래한 분도 있으나 오다가다 바라보는 나는 실망한다. 주위의 살풍경한 환경에 덜렁 집 한채 서있는 모습이 안쓰럽다. 憬夷. 한시도 오랑캐 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