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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경이정

 

  

  

憬夷亭.

 

태안읍내 한가운데 있는 누각이다. 뒤로는 멀리 백화산 산세가 멋드러지다.

그래서 옛날에는 憬夷秋月이라며 蘇城八景의 으뜸으로 노래한 분도 있으나

오다가다 바라보는 나는 실망한다.

주위의 살풍경한 환경에 덜렁 집 한채 서있는 모습이 안쓰럽다.

 

 

 

憬夷.

한시도 오랑캐 무리를 잊지마라.  여기서 오랑캐란 왜구를 지칭한다.

 

여말 조선 초에 왜구의 침입으로 태안 일대의 피해는 컸다.  내포(內浦)의

중심인 해미(海美)에 이순신 장군을 파견했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1373년에는 태안군이 폐군될 정도였다.  경상도 의성(義城)에 있는 단군의

영정을 태안으로 이안하여 국조신의 영험을 기구할 정도로 왜구의분탕질이

극심했다.

 

1399년에 태안방어사를 두고 경이정을 지어 현판을 붙였다.

방어사는 안녕과 태평을 기원하는 宰牛祭에 반드시 참제하게 했다.

나는 '반드시'라는 뜻에 주목한다.

 

憬夷亭.

 

국방과 민생의 안녕을 다짐하는 각오와 숭고함이 여기에 깃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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