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루룩 죽죽---
밤새 내내 처마 홈통 사이로 물 소리가 들린다.
촉촉히 내리는 비다.
어제 자주감자를 심었다.
팔봉면 대황리 가느실 마을 박 이장에게서 씨감자를 가져왔다.
동네에 수소문해 구해둔 것이었다.
드디어 흰감자 세 이랑, 자주감자 한 이랑을 완료했다.
그러고 나니 또 비가 온다.
다행이다. 이젠 하지 때까지 잡초나 뽑으면 된다.
비 예보에 수건포 든 양반의 발걸음이 바쁘다.
박 이장도 한창 로타리 치기에 바빴다.
바쁜 주인 옆에서 강아지는 태평세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