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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정치의 계절

 

 

 

 

 

 

마을 척사대회에 느닷없이 정치 바람이 불었다.

 

"때가 되긴 된기여."

"작년보담 훨씬 많어유."

 

어찌 알고 예비후보자들이 명함을 들고 줄지어 들이닥쳤다. 찾아온 손님이니

일일이 일어나 악수를 나누는 바람에 소주 기울이는 흐름이 끊겼다.

유월이 꾼들 만의 축제가 안되기를 바랄 뿐이다.

 

 

  

 

윷놀이로 마을회관은 하루 종일 시끌벅적 했다.  돼지 수육을 썰다 그 자리서

한 입 넣어주는 아주머니의 손 맛이 이런 날 아니면 없다. 찬방이 바쁘기는 

안팎이 마찬가지다.

 

 

 

 

 

 

 

 

 

 

 

 

 

 

 

 

동네 유지의 찬조품도 쌓였다. 경로당 어른들도 모두 가세해 푸짐하고 넉넉한

정월대보름의 마무리였다.  작년에는 반 별로 해서 속닥했으나 올핸 합하는

바람에 규모가 커졌다.

일대일 단판 승부에다 토나먼트여서 열기는 더 했다.

 

시상 때 추첨 문제로 티격태격하다 끝내 옥신각신했으나 중재자가 있기

마련이어서 술 한잔에 앙금은 봄눈 되어 녹았다.  이런 날 우기며 큰 소리 한번

쯤 안쳐보고 한 해 내내 입이 근지러워 넘어갈 수 있을가.

  

우리의 시골이란 본래 이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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