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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갯속 영감 교유기(交遊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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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파프리카 육묘 실패기, 곁방살이 자청하다 올해는 파프리카 모종을 한번 해보겠다고 나름대로 야심차게 시도했던 내 뜻과는 달리 지금 전개되고 있는 결과는 실망스럽다. 끈질긴 꽃샘추위 탓으로 돌려야 하나. 보온 관리를 위해 거실과 현관을 오가며 한달 여 정성을 기울였으나 지금부터 날이 풀리더라도 쑥쑥 자랄 기미를 보이..
귀촌일기- 책력과 버갯속영감 댁의 입춘방 버갯속영감님 댁 대문에 올해도 내가 쓴 입춘방이 붙어있었다. 2년 전 내 블로그에 이런 글을 올렸었다. 오늘(3월31일) 오후 네시 버갯속영감님이 운명하셨다. 2008년 9월 추석 이후 뇌졸중으로 와병 중이었다. 어제 아침나절에 가서 뵈온 게 마지막이었다. 무언가 손짓을 하는데 옆에 있던 ..
귀촌일기- 버갯속 할머니의 그림자 며칠 전 버갯속영감 1주기를 보낸 버갯속 할머니가 오늘 우리집을 들린 목적은 토란이다. 아예 씨토란을 가지러 오신 것이다. 작년에 내가 하우스에서 길러서 드린 토란 모종 몇 개로는 성에 차지않았기 때문이다. 우리집 토란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나는 몰라도 이 할머니는 대충 안다..
요즘의 도내수로 “조기 조, 저수지 말이여. 거진 삼만 평이여.” 삼만 평이 얼른 짐작이 가지 않았다. 집에서 내려다보면 일 년 내내 그대로였다. 모내기철에는 양쪽으로 난 수로로 논에 물대기 바빴다. 한꺼번에 물을 빼도 줄지도 늘지도 않았다. 간사지 사이로 길게 뻗은 저수지를 보며 버갯속 ..
입동 같지않은 입동 집 뒤 당섬이 보이지않는다. 오늘도 짙은 안개로 새벽을 연다. 일곱 시. 도내나루로 내려가는 길목이다. 안개의 끝에 일손들이 생강밭에 모여 바쁘다. 마을 아낙네들이 생강을 캔다. 버갯속 영감댁 생강밭이 넓다. 하루 전에 미리 물을 뿌려둔 생강밭을 트랙터가 들어가 생강 포기..
시월이 가기 전에...(1) 보리 파종 시월이 가기 전에 할 일이 하나 남아있다는 걸 오늘 아침에 생각이 났다. 며칠 전 버갯속영감댁 할머니가 씨보리 종자를 주셨다. 신문지에 비닐까지 이중으로 얌전히 싼 모양새가 정갈하다. 마당이나 밭 가장자리에 적당히 뿌려두면 한 해 보리차는 걱정 없단다. 공간이 없어 짜투..
귀촌일기- 약쑥 그리고 버갯속 영감 “약쑥은 말이여... 오월 단오(端午) 때 꺾는디, 이슬을 맞아야 허거든.” 버갯속영감의 약쑥 강의는 계속되었다. "태안 약쑥이 좋다니께. 근디 아무거나 다 약쑥이 아니어... 지대로 꺽어야혀. 단오날 오시가 제일 효력이 좋다는 얘긴디... 향도 그때가 제일 좋구...허허." "약쑥은 말이여,줄..
귀촌일기- 단오, 오늘 대추나무 시집보내다 오늘이 단오다. 버갯속영감의 말씀이 새삼 생각난다. 우리집이 내려다보이는 버갯속영감님의 할머니 효행비 옆에 걸터앉아 나누었던 이야기다. 삼라만상 양기가 가장 충만할 때가 단오라며 대추나무 시집 보내는 풍습을 소개했다. 대추나무가 우리집에 온 건 5년 전이다. 버갯속 영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