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파프리카 모종을 한번 해보겠다고 나름대로 야심차게 시도했던 내 뜻과는 달리
지금 전개되고 있는 결과는 실망스럽다.
끈질긴 꽃샘추위 탓으로 돌려야 하나.
보온 관리를 위해 거실과 현관을 오가며 한달 여 정성을 기울였으나
지금부터 날이 풀리더라도 쑥쑥 자랄 기미를 보이지않는다.
다시 시작이다.
남겨두었던 파프리카 씨앗을 냉장고에서 꺼냈다.
버갯속영감님 댁의 드넓은 고추 모종 하우스에 곁방살이를 자청했다.
대패문을 반쯤 열였는데도 내부온도가 초여름을 방불케한다.
바닥은 열선으로 온돌방과 다름없다.
이왕이면 브로클리까지 보태서 주황색, 노량색, 자색 파프리카 등 네가지다.
모종판은 모두 다섯 개.
"진즉 이렇게 하시지."
모종 육묘라면 마을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김 계장이 한마디 하며 시범을 보인다.
저 고추 모종만큼이나 자랐어야 했는데...
때늦은 후회지만 희망을 건다.
'곁방살이라도 좋다.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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