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버갯속 영감 교유기(交遊記)

귀촌일기- 버갯속 할머니의 그림자

 

 

 

며칠 전 버갯속영감 1주기를 보낸 버갯속 할머니가 오늘 우리집을 들린 목적은 토란이다. 

아예 씨토란을 가지러 오신 것이다. 작년에 내가 하우스에서 길러서 드린 토란 모종 몇 개로는 성에 차지않았기 때문이다.

 

 

  

우리집 토란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나는 몰라도 이 할머니는 대충 안다. 

 

내가 담아드리기 전에 할머니의 손이 먼저 나간다. 아예 토란 상자를 통째로 드렸다.

할머니의 표정이 밝아진다.

 

 

 

 

 

 

 

씨토란을 든 손이 무겁다.  그러나 그림자를 늘어뜨리며 집으로 돌아가는 할머니의 발길은 지금 당장 지팡이를 던져버려도 될만큼 사뿐 경쾌하다.

  

 

 

 

 

 

 

 

 

 

 

 

 

 

 

 

 

나는 며칠 전에 토란을 심었다.  올핸 모종을 하지않고 밭이랑에 바로 놓았다.  작년에 두 가지로 해보았는데 결국 자라기는 마찬가지였다. 

 

해마다 알토란 농사는 넉넉하다.  가을녘에 토란대도 말리고 저장성이 좋아 겨우내 토란국을 자주 해먹는다.  토란을 제외한 재료가 만만치않아 사실 손이 많이 간다.  그래서 그런지 대중음식점에서 토란탕 메뉴를 본 적이 없다.

우리집에 오는 분들에게 들깨 토란탕이 제일 인기가 있다. 추억의 음식이기에 또한 화제 만발이다.

 

 

이래저래 우리 고유의 토란탕도 점점 잊혀져 간다.  아주 먼훗날 이런 기록이 없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한국유사' 00권 00째 줄 어디에 '우리 조상들이 즐겨먹었던 음식 중에 토란탕이 있었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