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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무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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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93-98 김상무 아리랑(48화) "사단이 나야 정신을 차린단 말야! ” 48. 매킨지라는 컨설팅 회사에서 컨설턴트는 프로 직업인으로서 신중함이 그들에게 있었다. 후지모토는 깍듯한 행동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하이’ 하는 대답이 절도가 있다고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었다. 냉철히 생각했다. 아니다 싶은 의견은 두루뭉실이 아닌 정공법을 택했다. 이젠 기회다 싶을 때엔 자신의 견해와 의견을 분명히 야무지게 전달했다. 핵심을 찾아내 정곡을 찔렀다. 젊은 나이인 데도 미국에서 비즈니스 스쿨을 나와 다국적 기업 매킨지에서 그렇게 훈련되고 단련이 되었다. 후지모토는 체질적으로 술에 약했다. 그러나 건네는 술잔을 마다 않았다. 분위기상 어울려야 할 때는 스스럼없이 끝까지 어울렸다. 다음 날 일정에 소홀하지 않을까 하는 나의 우려는 항상 기우에 그쳤다. 지각 출근..
LG 93-98 김상무 아리랑(47화) "누구의 회사입니까?" 47. “ 어째서 산전은 안 하려고 만 하는가? ” '쾅' 하는 소리가 들렸다. 주먹으로 식탁을 내리치는 소리에 시선이 쏠렸다. 20여 명이 다닥다닥 줄지어 마주 앉다 보면 저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순식간에 소주 몇 순배가 돈 다음이었다. 후지모토가 흥분해 있었다. “ 후지모토가 갑자기?... ” “ 무슨 일이야? ” “ 왜 그래? ” 모두 어리둥절해 했다. 에이플랜 팀의 뒤풀이에서 전혀 뜻밖의 일이었다. 소란스러웠던 분위기가 한순간에 가라앉았다. 에이플랜 팀에게 보고회는 그동안 프로젝트 별로 현장 사이트에 흩어져 있다가 다같이 모일 수 있는 기회였다. 보고회가 끝나면 늘 해왔던 것처럼 뒤풀이 저녁 회식 자리를 갖고 스트레스를 풀었다. 에이플랜 팀 만의 공간인 뒤풀이..
LG 93-98 김상무 아리랑(46화) " 일단 시작해봐. ” <스킬 평가시스템 실시안> 46. " 여러분 얼굴에 자신감이 넘치고 있습니다. 산전 미래의 모습이 보입니다. 우리 산전을 우리 손으로 그려 나갑시다. 산전 통합의 에너지가 무엇인가를 보여줍시다. 에너지에 불을 붙이겠습니다. " 말에 힘이 들어갔다. 그것은 팀 리더로서 의욕이었다. 에이플랜 팀 얼굴에서 활기를 보았다. 8월 20일 에이플랜팀 멤버 첫 모임 때다. 에이플랜을 추진하라는 경영회의 결정에 따라 에이플랜팀을 선발해서 가진 상견례 첫 예비 모임에서 에이플랜 팀원에게 다짐을 했다. 이 약속에 대한 실천이었다. ‘ 에이플랜 팀의 독자적 스킬개발을 위하여 ’라는 부제가 붙은 . 며칠 뒤면 다가오는 1994년 새해를 앞두고 나로서는 정리를 해 두어야 하는 과제였다. 또한 이희종 CU장의 지침을 구현하는..
LG 93-98 김상무 아리랑(26화) < 에이플랜 프로젝트 킥업 > 26 오늘이 출범하는 날이다. 8월 30일(월) 오후 3시. . 공식 용어로는 다. 6십 여명이 들어와 25층 임원 회의실은 초만원이었다. 양쪽 뒤편 공간은 보조 의자까지 동원되었다. 경영회의 구성원 11명과 전 임원, 공장장 등 참석 대상자는 이미 착석이 완료되었다. 에이플랜 팀에서 산전 멤버는 14명, 매킨지는 오늘 킥업 미팅을 위해 매킨지 일본 본사에서 건너온 지구사 이사와 트윈빌딩 동관에 상주하는 아카바를 포함하여 5명, 그룹 회장실의 V-추진본부 남용 상무 등 4명이었다. ‘ 회장실 ’, ‘ 3사 통합 ’, ‘ 매킨지 ’ 등 생경한 단어가 주는 메시지에 회의실은 긴장감이 흘렀다. 킥업을 알리는 플래카드나 배너는 전혀 붙이지 않았다. 3사 통합 작업을 시작하는 발대식장..
LG 93-98 김상무 아리랑(43화-2) '대권 후계는 오리무중' 43-2 이희종 CU장과 기전 김회수 사장의 관계는 원활했다. 한마디로 계전 백중영 사장을 거칠게 다루었다. CU장에 대해 해석이 분분했다. 백 사장을 의식한 견제구라는 말이 나왔다. 치고 올라오는 백 사장을 견제한다는 추측이었다. 백 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산전의 토박이를 자처하며 관리자에서 공장장을 거쳐 사장이 된 첫 사례로 자부심이 있었다. 산전을 아는 업계의 바깥사람들도 백 사장이 차기 CU장이 될 가능성 0순위로 점쳤다. 백 사장은 1938년 생, 김 사장은 1940년이다. 럭키금성 그룹에서 직무 경력으로나 산전CU에서 위치로 보나 김 사장이 백 사장과 겨룰 상대는 아닌 걸로 보았다. 경영회의나 공식 비공식 모임에서 이희종 CU장과 백중영 사장의 대화는 마치 외줄타기 같아서 옆에 있는 사람들을 ..
LG 93-98 김상무 아리랑(43화-1) "차기 대권 주자" 43-1. 백중영 사장이 94년 초에 금성계전 사장으로 산전CU에 컴백했다. 원대 복귀하듯 3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 '경영능력 뛰어나 차기 대권주자로 중용' 금성계전 사령탑 백중영 사장의 재기용 배경 최근 단행된 럭키금성그룹의 정기인사에서 백중영 금성통신 사장이 금성계전 사령탑으로 재 등용돼 금성산전 CU내는 물론 산전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정부의 업종 전문화정책과 관련, 산전CU 내 3사의 조기합병 방침이 천명된 시점에서 이뤄진 기용이어서 관심을 더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백사장의 재기용에 대해 ‘ 마지막 배려 ’ 또는 ‘ 그룹의 중용 ’ 이라는 성급한 분석을 하고 있기도 하다. ..... 미래예측 감각과 불도저 같은 추진력이 장기인 백 사장이 이번 복귀를 통해 난마처럼 얽힌 산전 CU의 ..
LG 93-98 김상무 아리랑(42화) 먹구름 '네고 플랜( Nego Plan )' 42. 이라고 에이플랜에서 명명되었다. Nego란 Negotiation의 줄임 말이다. 산전CU는 미쓰비시( 三菱 ), 히타치( 日立 ), 후지덴끼( 富士電機 ) 등 해외 파트너가 있다. 합작선인 이들의 반응은 3사 통합과 에이플랜의 일정에 중요한 변수였다. 에서 이미 이 문제가 거론되었다. 다른 테마는 그룹 또는 산전CU 자체로 해결이 가능하지만 합작선 처리야 말로 치밀한 사전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었다. 에이플랜은 이들 합작선과 관계의 지속여부와 기술선과 관련되는 개별 사업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를 검토할 단계에 이르렀다. 엘리베이터, PLC, 송배전기기에 대해 우리 산전의 입장에서 이러한 해외 파트너를 어떻게 다루어 나갈 것인가 하는 대응책을 ..
LG 93-98 김상무 아리랑(41화) "미쓰비시와 결별은 산전의 비극이요!" 41. 이제 산전의 내일을 생각해야 할 시간이 되었다. 지금 까지가 현상 파악과 과제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시간을 보냈다면 미래의 산전 설계는 탑 매니지먼트의 몫이었다. 탑 매니지먼트가 고심해야 할 테마다. 그걸 다루어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산전의 비전을 정립하는 일이다. 그리고, 터부 시 되었던 민감 사항인 최고경영자의 롤( Role )도 짚어보아야 했다. 이것은 자율경영의 본질을 되새기는 일이었다. 앞으로 조직 운영의 기본이 될 위임전결과 연결이 될 과제다. 이 시점에서 통합에 따른 보이지 않는 걸림돌이 있었다. 갈등과 저항이었다. 예견된 일이었었다. 에이플랜의 검토가 구체성을 띄고 깊이 있게 접근할수록 조직 내부에서는 너나 없이 촉각을 곤두세웠다. 통합의 전개와 최종 모습에 관심이 고조되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