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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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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배추 월동하기 올해 마지막 과제는 밭에 있는 배추의 처분이다. 신문지에 둘둘 말아 여나므 포기를 현관안에 두거나 포기마다 볏짚으로 묶어 노지에 그대로 두는 게 그동안 주로 내가 해온 방법이었다. 현관은 장소도 차지할 뿐아니라 노지는 잦은 눈 비에 자칫 썩어버렸다. 올해 내나름대로 시도해보..
귀촌일기- '어른 말 들으면 자다 떡이 나온다' 뽁뽁이 효과 며칠 전 마을 들머리 병찬할매집에 들렀을 때다. 한창 메주콩을 열심히 가리고 있었다. 저쪽에서 메주콩 삶는 냄새가 온 집안에 풀풀 넘쳐났다. '메주 늦지않았시유?' '지금 혀두 상관없슈.' 앞 창틀에 그동안 안보이던 뭣이 눈에 띄었다. '저게 뭐유?' '한번 해봐유.좋아유. 뽁뽁이라나 뭐..
귀촌일기- 서울 나들이에서 돌아와 맨 먼저 한 일은? 무말랭이 만들기. 동치미를 담그고 남은 무다. 바케쓰에 대충 담아두고 1박2일 서울행을 했던터라 돌아오자마자 손목시계 풀 겨를도 없이 매달렸다. 눈에 보이고 생각날 때 담박에 해치워야 농촌일이란 매듭이 진다. 바람이 들기 전에 제깍 썰어서 말려야한다. 무가 잘아 다루기에 다소 ..
12월에 찾아오는 귀촌의 일상 메주 쑤고 김장하는 일이 큰 일이라면 싸시락하게 조밀조밀 해야하는 일들이 수없이 널려있는 게 이 때쯤의 농촌이다. 11월답지않게 매서웠던 한파가 물러갔다. 마당에서 한바탕 눈을 뒤집어썼던 구아바도 진짜 본격 추위가 닥치기 전에 제자리를 찾아 실내로 옮겨주어야 한다. 분갈이를..
귀촌일기- '밤이 되야 하루가 간다' 체험과 추억의 1박2일 '오늘 재미있었다.' '오늘이 아직 안갔잖아.' '밤이 되야 가는거야?' '...........' 내 뒤를 졸졸 따라오며 두 자매는 무슨 이야기인지 서로 열심히 주고받는 가운데 내가 엿들은 한 대목이다. 오늘 아침, 첫 일과인 미꾸라지 통발을 걷어오는 길이었다. 어제 김장에 이어 이틀째 이 녀석들의 추..
귀촌일기- 60대 남자가 사는 법... 務實力行에 無言은 필수 덕목 시야에 들어오는 팔봉산이 오랜만에 면경 알 같다. 날이 풀렸다. 아침나절에는 읍내 재래시장 어물전에 같이 가서 생새우,굴,청각을 사왔다. 물이 좋다는 말에 장거리 메모에 없는 생대구 두 마리를 치켜들었다. 푸줏간 수육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주고나면 돌아올 줄 모는다며 다이소에..
귀촌일기- 눈 속에 미꾸라지 통발, 자연산 미꾸라지는 언제까지 잡히나 간밤에 눈이 내렸다. 아침나절엔 잠시 수꿈해졌으나 잔뜩 찌푸린 하늘에 눈발이 날렸다 말았다 되풀이하기는 하루종일 마찬가지다. 그나마 바람이 자서 한결 을씨년스러움이 가신다. 겨울 초다듬에 계속되는 이런 날씨는 처음 본다. 어제는 미꾸라지 통발을 걷으러 가다 되돌아왔었다. ..
귀촌일기- 해저무는 농촌의 서정...요새 날씨 왜 이럴가 반짝 햇볕에 이 때다 하며 나는 무를 뽑았다. 마을 아낙네는 '놀면 뭐하냐'며 굴 찍으러 바다로 간다. 아낙네가 아니다, 경로당 원로 당원이시다. 금새 달라지는 날씨. 밀려오는 먹구름에 재빨리 퇴각을 서둘렀으나 한발 앞선 우박에다 진눈깨비를 피하지 못했다. 아직 덜캔 야콘도 마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