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햇볕에 이 때다 하며
나는 무를 뽑았다.
마을 아낙네는 '놀면 뭐하냐'며 굴 찍으러 바다로 간다.
아낙네가 아니다,
경로당 원로 당원이시다.
금새 달라지는 날씨.
밀려오는 먹구름에 재빨리 퇴각을 서둘렀으나
한발 앞선 우박에다 진눈깨비를
피하지 못했다.
아직 덜캔 야콘도 마저 캐야하고
잘라놓은 무도 바람 들기 전에 땅에 묻어야하고
무말랭이도 아직...
하다못해 미꾸라지 통발도 걷으러 가야한다.
가져가라는 김장배추도 제깍 뽑아와야 한다.
자칫 느적대다간 주인이 바뀌는 수가 있다.
다시
희끗희끗 눈발이 날린다.
매화에 춘설난분분은 들어봤으되
저 눈은 뭐라 말하리까.
날이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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