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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귀촌일기- 총각 김치, 김장도 지켜야할 선이 있다

 

 

 

 

 

 

우리집도 서서히 김장전선이

무르익어간다.

 

 

 

 

버갯속 영감님댁에서 빌려준 무밭이다.

도내나루로 돌아내려가는 길에 있는 세 이랑이다.

 

보름가까이 늦게 무씨를 뿌렸기에 성장이 더뎠다.

그래서 큰 놈은 크고 작은 놈은 작아

크기가 들쭉날쭉이다.

 

외려 그게 잘됐다.

 

작은 건 총각무김치로 적격이다.

중간 건 동치미로 안성마춤이다.

그 중에서 큰 것은 땅속에 묻어놓았다가 겨우내

한두 개씩 때맞춰 꺼내 먹으면 생광스럽다.

 

 

 

 

뽑은 무를 차떼기로 실어왔다.

모두 뽑아오려면 능히 서너 번은 갖다 날라야 할 분량이다.

오늘은 한 차분이다.

 

 

 

 

 

마당에 부려놓고 정리에 들어갔다.

 

오늘은 총각김치를 담그기로 했으므로 작은 무는 무청이 붙은 채로

잔뿌리를 자르고 흙을 긁어내는 등  다듬었다.

 

큰 무는 무청을 잘라 빨랫줄에 걸었다.

 

 

 

 

 

 

 

 

수돗간에서 깨끗이 씻었다.

 

작은 거야 통째가 맛깔스럽지만 약간 큰 무는 4등분 아니면

2등분으로 칼집을 냈다.

 

여기까지가 내가 할 일이다.

 

 

 

 

 

소금물에 절이는 일부터 집사람 소관이다.

 

내가 참견하면 잔소리가 된다.

 

밭에서 뽑아다준 우리집 못난이 배추 한포기에 굴 한웅큼 집어넣어 

슥슥 버무려주는 배추겉절이에

막걸리 한잔으로 나는 조용히 목을 축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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