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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귀촌일기- 고구마 캐기는 계속된다,입동이 지났는데...

 

 

 

 

 

비가 함께 내리는 지는 몰라도 간밤에 바람 소리는 요란했다.

 

이번 비가 지나면 영하로 떨어진다니 말만 들어도

벌써 몸이 움추려진다.

 

 

 

 

어제는 맘 다잡아 먹고 고구마를 캤다.

 

그나마 호들갑스런 날씨방송 때문이었다.

방송을 들은 마누라가 고구마야말로 가장 추위를 많이 타는 채소라며 아침밥 먹자마자

호미를 찾아들고 앞장서 축대 아래 고구마밭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실은 느긋하게 앉아있을 수 없는 것이 그동안- 거의 두주일 동안-

하다말다 해온 일이 그 일이었다.

 

축대 아래 매실나무 사이에 심은 네 이랑짜리 고구마 밭이다.

 

황토땅이라 단단하기는 얼마나 단단하며 슬슬 줄기를 당기면 딸려나오는 감자나 토란과 달라서

고구마는 땅심으로 곤두박질 치듯이 박혀서 자라기 때문에

한뿌리한뿌리 캐내기가 만만치 않다.

 

그래서 지난 2주 동안 심심하면 덤벼들었다가 이런 구실 저런 핑계로

손 놓기를 되풀이 해온 게 나의 고구마캐기였다.

 

하기로 말하면 애물단지요 안하기로 맘 먹으면 계륵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한 시간여 캐노라니 하늘의 형색이 달라졌다.

시작할 땐 구름사이로 간간이 해가 비치며 지나갔는데 금새 빗방울에

건들바람까지 섞여 불어왔다.

 

당장 큰 비가 내리기야 하겠는가 하며 겸사겸사 허리도 좀 펴야겠기에 적당히 중단하고

캔고구마는 하우스 안으로 옮겼다.

 

 

 

 

입동이 지난 막다른 골목에서 나의 고구마캐기는 계속 쫒기고 있다.

아직 절반 두 이랑이 그대로 남아있다.

 

농심이 문제로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