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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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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쪽파 종자 파씨를 갈무리하면서... 옥수수가 벌써 내 키 만큼이나 자랐는데 옥수수 심을 때 급하게 파서 아무렇게나 내던져두었던 쪽파 파씨가 오다 가다 그동안 눈에 띄지않았던 건 아니지만 뒤늦게 마음 잡고 앉아 오늘 갈무리를 했다. 월동해서 초봄까지 파먹다 남은 쪽파의 잎새가 마르기 시작하면 파서 말려두었다가 ..
귀촌일기- 장마전선 북상에 이상 없다 제주도에서 장마전선 북상. 며칠 전에 한바탕 바짝 긴장시키더니 말 만 북상, 어디선지 소리없이 주저앉아버렸다. 이번에는 어디 보자 했는데 올라왔다. 밤새 주룩주룩 내린다. 비 오는 날엔 할 일이 마치 기다린 듯 또 있다. 내나름 눈코 뜰 새 없었던 밭농사에 오랜 만에 비닐하우스에 ..
귀촌일기- 단끈의 마술, 농사가 예술이다 들여다 보면 세상사 일상사가 예술이 아닌 게 없다. 움직여 만들어 내는 모든 것이 작품이다. 농사도 그렇다. 농삿일을 하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이것도 예술이 아닌 가, 설치 생활미술이 아닌 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지금, 오이밭에 오이 재배 모양새가 그렇고 토마토 밭 형상이 또한 ..
귀촌일기- 나의 첫 일과는? 새벽녘 동창이 밝아오면 좀이 쑤신다. 하지에서 한여름으로 가는 길목에서 농부의 새벽은 마음이 바쁘다. 주섬주섬 작업복을 찾아입고 현관 문을 나설 때, 볼때기에 부딪치는 아침 공기의 삽상함이란. 이 맛은 귀촌의 덤이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이 나의 첫 일과는 여전히 개똥줍는 일이..
귀촌일기- 부추 따는 남자, 비는 내리고 기상청 발표 오늘 여기 충청도 지방 강수확률이 30%라 했다. 30이라는 이야기는 귀촌 10여 년의 내 경험상 비가 안온다는 얘기다. 그러나 오늘은 예상이 빗나갔다. 하루종일 안올 듯 오고 올 듯 하면서 쉬다가 끈질기게 소리없이 하염없이 내린다. 게으른 사람 딱 놀기 좋은 날. 비 오는 날이..
귀촌일기- 알타리무, 한여름 노지 재배법(1) 해마다 그러했듯이 올해도 이른 봄부터 부지런히 여러가지 작물을 심고 또 심고 했다.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한 뼘의 땅. 지난해 시금치를 심었으나 봄철에 거두어 먹는 시기를 놓쳐 장다리가 올라오는 등 잡초와 함께 어우러져 내내 버려져 있다시피 했었다. 농심에 비추어 그냥 놀릴 수..
귀촌일기- 오디가 익는 6월에는...고추곁순 따기 시골 달력은 어쨌거나 숫자가 크서 보기에 시원하거니와 널찍한 뒷장은 잘라 메모지로 활용하는데 좋다. 매달 으레 그렇게 하는 관례에 따라 지나간 5월달을 들춰 소리도 경쾌하게 찢어내니 새 달 6월이 나타난다. 무릇 일이란 한발짝 먼저 간다 싶으면 한결 몸놀림이 가벼우나 조금 뒷전..
귀촌일기- 어느 중소기업의 기업가 정신 접이 철제 의자 하나. 일손 돕는다며 우리집에 오시는 분들 치고 이 의자에 앉아보지 않은 분이 없을 정도다. 마당 한 켠에서 때로는 눈 비를 맞으면서도 무거운 사람이든 가벼운 사람이든 남녀노소 구별하지 않고 묵묵히 제 직분을 다해 낸다. 32년 된 의자. 회사 시절 인포멀 그룹 낚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