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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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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결초보은 팔봉산 둘레길을 걷다가 길 양쪽에 자란 풀을 보면서 결초보은(結草報恩)을 생각했다. 결초하기에 딱 좋은 풀이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풀을 묶어 보았다. 결초하는 마음으로 보은해야 할 분들이 많다는 건 아직 젊다는 이야기다.
귀촌일기- 스님의 부라보콘 아이스크림 자광 주지 스님은 차나 한잔 하고 가라며 죽로지실로 나를 불러들였다. "날씨도 더운데...이거나 하나 드십시다." 스님이 가져오신 건 차가 아니었다. 스님과 거사. 마주앉아 부라보콘을 같이 먹었다. 더위에 지친 과객에게 이렇게 맛있는 콘은 처음이었다.
귀촌일기- 피서 어쨌거나 아침나절에는 오늘도 다름없이 땀을 뻘뻘 흘리며 5키로 팔봉산 둘레길을 걸었다. 한나절에는 책을 읽었다. 더위를 이기는 방법은 더위와 맞서거나 더위를 아예 무시하는 것이다. 그래도 덥다. 여느해 같으면 청아한 매미 소리도 올핸 온통 아우성으로 들린다. 오늘도 하루종일 ..
귀촌일기- 57점 4월 29일부터 오늘까지 꼭 100일이다. 최 면장님 -태안군 남면 면장을 지내셨기에- 의 권고로 팔봉산 둘레길 5 키로를 걷기 시작한 지 오늘로 100일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곡우가 지난 그날부터 입하,소만,망종,하지를 지나고 소서,대서, 입추를 지났다. 쌀쌀하고, 바람불고, 비가 와도 오늘같..
귀촌일기- 오동잎, 벽오동 그리고... 어제 안면도 승언리 마을을 걷다가 금방이라도 푸른 물이 뚝 뚝 떨어질 것 만 같은 벽오동을 만났다. 오늘 팔봉산 둘레길의 오동잎은 가을을 알고 떨어지는데. 여름 한철 매미 쓰르라미가 봄 가을을 알 가.
귀촌일기- 무화과, 직박구리의 소행이렸다 밭둑에 잡초가 억세게 모질다면 영악스럽기로는 텃새들을 당할 순 없다. 콩 밭에 산비둘기, 배나무에 까치가 그렇고 무화과에 직박구리가 그렇다. 무화과가 익어 살짝 단내가 난다 싶으면 그땐 늦다. 머리싸움 끝에 궁여지책. 비닐 봉지 씌우기.
귀촌일기- 알타리무, 한여름 노지 재배법(3) 알타리란 본래 북방 여진족의 부족 이름이다. 두만강 너머 저 북방에서 재배하던 알타리무가 이 삼복 오뉴월에, 충청도, 그것도 노지에서 재배가 가능할 가. 가능했다. 뙤약볕 햇살을 받아 메마른 땅에서 싹을 틔우느라 검은 비닐을 씌우는 등 기상천외의 나만의 농법을 동원했다. 두달 ..
귀촌일기- 미꾸라지 어부의 변명 왕래하던 경운기마저 뚝 끊겨 적막강산. 풀벌레 우짓는 소리도 늘어질대로 늘어져 매미떼가 발동기 시동걸 듯 가세한다. 가장 더울 때다. 배 깔고 누웠어도 덥다 덥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미꾸라지인들, 논바닥 아래로 수로 끝 저 밑으로 숨었다. 도내리오솔길 발걸음 마다마다 귓볼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