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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귀촌일기- 오디가 익는 6월에는...고추곁순 따기








시골 달력은 어쨌거나 숫자가 크서 보기에 시원하거니와

널찍한 뒷장은 잘라 메모지로 활용하는데 좋다.


매달 으레 그렇게 하는 관례에 따라

지나간 5월달을 들춰 소리도 경쾌하게 찢어내니

새 달 6월이 나타난다.


무릇 일이란 한발짝 먼저 간다 싶으면 한결 몸놀림이 가벼우나

조금 뒷전이다 생각되면 따라가느라 마음이 되다.


6월도 귀촌생활에 만만한 달은 아니다.


심어논 모든 작물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부쩍부쩍 익어간다.


이젠 여름.


하루 일과의 대부분은 새벽에, 오전에

해내야 한다.


그래야 점심 식후에 슬쩍 한숨 졸

여유가 생긴다.







오늘은 고추 곁가지 따는 날.


곁순을 따면서 고춧대에 붙어서 자라는 잡초도

지나가는 손길에 뽑아낸다.


흐르는 땀방울에 아, 덥다라는 말 밖에 안나오는

유월의 초하루ㅡ.


쪼그리고 꾸부려 앉아 엉금엉금 기면서... 

이거 안해본 사람은 모른다.





그래도

저녁 밥상에 나물 반찬 한가지는 건졌다.


고추 곁순 무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