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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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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사리'...무슨 뜻일까? '배추 도사리'... '도사리 시금치'... 라고 부른다. 긴 겨울을 지나 초봄까지 있는듯 없는듯 다시 살아나는 배추, 시금치 등 채소를 말한다. '도사리'는 '되살이'의 경상도 사투리이다. 엄동설한의 고생 끝에 땅달보처럼 바닥에 붙었다시피 해서 형색은 볼품이 없어도 그 고소한 맛이야... 뾰쬭하게 채소가 없는 봄철에 미각을 살려주는 채마밭의 귀공자다. '날 좀 보소!'하며 어느 이른 봄날 자태를 드러내는 채마밭 도사리 배추나 도사리 시금치를 보면 생명의 강인함을 새삼 알겠다. 밭 고랑에서 저절로 나서 자란 도사리의 기세. 해마다 나는 겨울내내 상추를 재배한다. 노지 꽃상추다. '도사리 상추'와 다를 바 없다. 올해는 씨앗을 뿌리는 시차를 달리해서 두 군데다. 쥐눈같이 쬐끄만 상추 새싹이 긴 겨울을 이긴..
고구마 말랭이 만들기 좋은날 "무슨놈의 가을비가 이렇담?" 지금 내리는 비는 짖궂다. 혼을 뺀다. 뇌성 번개가 머리 위를 지나간다. 거실 창밖 앞뜰이 희뿌였다. 강풍에 가닥을 못잡은 대봉 감나무가 뿌러질듯 휘청거린다. 막바지 이 가을에 이런 비는 처음이다. 비소식을 앞두고 간당간당 야콘 추수를 마지막으로 가을걷이를 끝낸게 그나마 천만다행이다. 비가 지나가면 추위가 남을 거다. 겨울이다. 小雪 大雪. 冬至... 그리고 立春.
귀촌일기- 積雪賦: 눈과 지붕 초가지붕인들 아니랴. 우리나라 집들의 지붕이 모두 그렇다. 멀리서 가까이서 눈 온 뒤에 지붕은 아름답다. 눈 내리는 날이면 마당에 내려가 지붕부터 쳐다본다. 지붕을 올려다 보노라면 평소에는 예사로이 여겼던 선이 드러난다. 여기는 가지런하다 저기는 엇박지며... 좌우 아래 위로 ..
귀촌일기- 그럼 그렇지! 입춘 한파 올 겨울은 수십 년래 이상난동이었다고 다들 입을 모았다. 입춘인 어제 아침까지만 해도 햇살이 고왔다. 입춘방을 써놓고 입춘시 오후 6시 3분을 기다리며 느긋했다. 그러나 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입춘방을 붙이는 해 질 무렵엔 기온이 급전직하. 한파경보. -못다한 겨울이 있었나. 자연..
귀촌일기- 올해는 입춘방 다섯 벌을 쓰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옥향할머니네 한 집이 추가되어 올해는 다섯 벌을 썼다. 입춘시는 오후 6시 3분. 이왕이면 입춘시에 맞춰야 하므로 입춘방 배달은 마실 겸 집사람이 담당.
귀촌일기- 백화산에 올라보니...발 아래 봄이 설 명절이라고 왔던 아이들은 다 돌아가고 느지막히 백화산에 올랐다. 산이란 언제 올라도 좋다. 산은 산이다. 발 아래 샘골이 있고 저멀리 안면도 서해바다다. 동지,소한,대한을 베트남에서, 어느새 입춘이다. 봄 소리가 들린다.
귀촌일기- 꿩,청설모,고라니가 있는 길 어젠 까투리 장끼에 혼비백산했다. 바로 옆에 가서야 제풀에 놀라 갑자기 푸드득 하고 날아오르는 바람에 내가 놀란 것이다. 오늘 아침에는 청설모 수십 마리가 소나무 가지를 타고 떼지어 놀았다. 입춘이 지나자 산새들의 지저귐도 윤기가 흐른다. 도내리오솔길은 야생 동물들의 놀이터..
귀촌일기- 적막강산에 입춘방 순례 시인들은 다들 '적막강산'을 좋아하나보다. 적막강산을 예찬하는 시들이 더러 있다. ....산에 오면 산소리 벌에 오면 벌 소리 적막강산에 나는 있노라 ....천지에 자욱한 가랑비 내리니 아아 이 적막강산에 살고 싶어라. 백석의 <적막강산>이 그렇고 백석의 적막강산을 읽고 감동한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