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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마지막 날에...장미 한송이 보름동안 쉬엄쉬엄 캐던 고구마는 오늘로 다 캤다. 모과나무에 거름을 날라다 부었다. 김장배추 무 쪽파 갓 상치에 물을 주었다. 추어탕 만든다길래 미꾸라지를 다듬었다. 삽도 나도 잠시 쉰다. 처마 아래엔 울타리 강낭콩이 빨갛게 여물어 간다. 노오란 강낭콩 잎사귀가 가을 햇..
귀촌일기- 여인의 가을 뒤늦게 이제야 익어가는 고추를 따다 소금물에 절여두는 일도 이 때다. 책책 심어진 김장무는 슬슬 솎아서 무청은 시레기로 말린다. 가을맞이 첫 깍두기는 풋풋하다. 끝물 태양초 뿔따기다. 쉬엄쉬엄 말려두면 김장에 요긴하다네. 캐둔 고구마 걷우기. 가을의 일상은 여자들이 더 바쁘다...
농사는 하늘이 짓는다 가을이 빠르게 지나간다. 해는 점점 늦게 뜨고 햇살에 비치는 그림자는 점점 길어지기만 한다. 농촌의 일상이야 하루 이틀에 달라질게 없다. 그러나 맘이 급해진다. 둘러보면 키우고 갈무리하고 정리해야 할 들이 온통 깔려있다. 서둘러서 될 일도 아니다. 배추,무,쪽파,갓 김장거리 채소는 하루가 다..
꿈속의 영감 토란잎에 빗방울이 구른다. 익어가는 볏닢에 얹힌 은방울도 바람결에 곧 굴러내릴 태세다. 또닥또닥 내리는 비가 하루종일 그렇다. 게으른 사람 놀기 좋고 부지런한 사람 밭일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산보 삼아 버갯속영감 댁을 들렸더니 할머니는 비를 피해 창고 안에서 혼자 고추 뿔따기를 하고 있어..
귀촌의 일상-김장배추와 잡초 농작물이 잡초처럼 꿋꿋하고 튼실하게 자라준다면 얼마나 좋을가. 낭만적인 넋두리다. 한번 때를 놓치면 이름 모르는 풀들이 제멋대로 어우러져 그야말로 쑥대밭이다. 올해는 더욱 그렇다. 게으름도 없진 않았지만 유난히 긴 장마에 이어 시도 때도 없이 내린 비까지 더해 두 달 넘어 두 손을 놓고 있..
늦깎이 무 말랭이 작년 12월 2일 무 17개를 땅속에 저장했었다. 오늘 모두 캐냈다. 트랙터로 곧 로타리를 쳐야하기 때문이다. 겨우내 한 두개 씩 꺼내먹고 오늘 보니 일곱개가 남았다. 보기드물게 혹독했던 지난 겨울이어서 바람이 약간 들었으나 먹을 만 하다. 작년 가을에 만들었던 무말랭이도 적지 않았는데 나눠먹다..
(속보)무 저장 무 크기나 때깔이 겨우내 묻어두기에 안성맞춤이다. 오늘 아침 나절 월동용 무를 저장 했다. 땅을 적당히 깊이 판다. 짚을 깔고 무를 거꾸로 세워 나열한 다음 다시 짚으로 덮는다. 비닐을 얹고 흙을 덮는다. 발로 살짝살짝 눌러둔다. 바람 들 일도 없다. 혹한에 눈 비가 와도 그저 안심이다. 올 겨울을 ..
귀촌 24시 팔봉산 자락의 여명이 걷히자 산새가 난다. 간사지 들판에 어느듯 햇살이 들어찬다. 수로에 빼꼭히 찾아올 얼음치기 조사들은 때를 기다리며 지금 쯤 낚시 채비에 손길이 분주할 것이다. "가져다 먹어슈" 어제 저녁 무렵에 옆집 아주머니가 두 이랑 밭떼기 채 무를 주셨다. 예정에 없던 오늘 하루 일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