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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 24시

 

 

팔봉산 자락의 여명이 걷히자 산새가 난다.  간사지 들판에 어느듯 햇살이 들어찬다.

수로에 빼꼭히 찾아올 얼음치기 조사들은 때를 기다리며 지금 쯤 낚시 채비에 손길이 

분주할 것이다.

 

 

"가져다 먹어슈"

어제 저녁 무렵에 옆집 아주머니가 두 이랑 밭떼기 채 무를 주셨다.  예정에 없던 오늘

하루 일거리가 생겼다.  베푸는 성의일수록 재바르게 행동해야 한다.

 

 

 

 

 

크기가 적당해 오늘의 무가 가는 길은 세 갈래다.  굵은 건 동치미, 작은 놈은 총각김치,

그리고 무청이다. 

마당에 쏟아놓고서 가리고 자르고 다듬어 씻는다.  소금 뿌려 절일 건 절이고 내다 걸 건

건다.  늘어진 빨랫줄을 보니 든든하고 풍성하다.

 

 

 

 

 

 

 

오늘의 나머지 두 작품이다.

 

 

 

 

잔잔히 불어오는 바람에 풍경이 흔들린다.  서쪽 해는 이화산마루에서 잠시 구름에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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