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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월동 무, 월동 배추 밤이 싫다. 햇살이 비치는 한낮이 좋다. 온몸을 움직여서 밭에서 일하는 대낮이 나는 좋다. 대설이 지나면 동지다. 밤이 길어질대로 길다. 해질 무렵에 한두 방울 투닥거리던 비가 밤새 창대비로 변했다. 무슨 비가 이리도 오는고. 겨울 밤비. 추위는 고스란히 남아 있다. 우리집 농가월령..
귀촌일기- 동치미 담그기 준비 동치미 담글 김치통을 가셔놓는 일이 먼저다. 돋아난 햇살을 틈타 밭에서 무를 뽑았다. 하루종일 찌뿌둥했던 하늘에서 드디어 빗방울이 듣는다. 이럴 때가 아니다. 무밭에서 긴급 철수다. 마당에 펼쳐놓은 무 말랭이 때문이다. 꾸들꾸들 말라가는데 비를 맞치면 산통. 들숨날숨으로 달려..
귀촌일기- 친구 아내의 중학교 동창 친구 다섯 분이 오셨다. 아내의 친구도 내 친구처럼 부부간의 친구가 서로 격의가 없음은 아마도 50년 세월이 그려온 궤적의 소산일 것이다. 지금은 서울에서 거주하지만 태어나고 성장은 시골이었기에 어디로 가나 전원의 향수는 남아있는 법. 낙엽진 팔봉산 둘레길..
귀촌일기- 귀촌 부부는 하루가 짧다 멸치액젓은 한지 거름종이에서 밤새워 거르고 또 걸러야 한다. 맥주 빛깔의 맑은 액젓이 방울져 흐르는 소리가 곱다, 청아하다. 무시래기,무말랭이는 무를 뽑아다 자르고 걸고 씻고 썰어야 한다. 마당에는 때아닌 함박눈이 내려 하얗다. 아침나절에는 학교에 가서 그림 공부도 해야 하고...
귀촌일기- 제철 무는 인삼보다 좋다 무 뽑다 밭두렁에 앉아서 깎아먹는 생무 맛. 햇살을 받아 파르스름한 윗쪽... 툭 잘라서... 아삭아삭 시원하고 달다. '제철 생무는 인삼보다 좋다'는 옛말이 전해 오고 있다.
귀촌일기- 무말랭이 살얼음이 얼기 시작하고...무말랭이를 만들어야 할 계절이 돌아왔다. 재덕 엄마가 지나가는 걸음에 마당에 무를 던져주고 갔다. 동치미 무다. 무 말랭이야 가릴 것이 없어 이것부터 우선 무 말랭이를 만들었다.
귀촌일기- 겨울 채마밭과 잡초 동밭은(밭이 동쪽편에 있다하여) 올해 아무일도 하지 않았다. 특별히 뜻한 바가 있어 그런 건 아니고 어쩌다 보니 놀려두었다는 이야기다. 30평 남짓 되는 밭뙤기가 온통 풀밭 초원이다. 잡초가 우거졌다. 잡초. 잡초라고 부르기 조심스럽다. 그들 나름대로 타고난 이름표가 있을 진대 내..
귀촌일기- 능금이냐, 사과냐 2010년 8월29일 촬영 복사꽃 능금꽃이 피는 내 고향 만나면 즐거웠던 외나무 다리 그리운 내 사랑아 지금은 어디 새파란 가슴 속에 간직한 꿈을 못잊을 세월 속에 날려 보내리... 나는 이런 노래를 들어온 세대다. 능금에 대한 향수랄 가. 그래서 사과보다 능금이라는 어감을 사랑한다. 10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