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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무말랭이와 생무 종일 하수상하다. 갑자기 컴컴해지더니 눈보라가 쳤다. 어제 널어놓은 무 말랭이가 밤새 언데다 흠뻑 눈을 맞았다. 흰 무에 흰 눈이 보태니 더욱 더 희다. 얼었다 녹았다 하며 노르짱하게 마른 이런 무말랭이가 달고 쫄깃해서 더 맛있다늘 걸 나는 안다. 금새 하늘이 파랗게 갠다. 기러기..
귀촌일기- 무말랭이...아무나 하나! 어제 씻어둔 무를 오늘 하루 모두 자르지 못했다. 농가 일이란 무리를 할 필요가 없다. 안하고 싶을 때, 그만두고 싶을 땐 바로 중단한다. 무를 몇 개 썰었는지는 무 꼬리를 세어 보면... 가을 마당에는 호박고지 사이로 무말랭이가 널려야 가을맛이 난다.
귀촌일기- 무말랭이는 언제 만드나 무말랭이 만드는 건 하룻만에 되는 일이 아니다. 그러나 갈수록 하루가 다르게 기온이 떨어지니 서둘러야 한다. 바닷가 밭에 무. 뽑아왔다. 앞으로 서너 번은 더 왔다갔다 해야. 무청은 잘라내고, 씻어, 헹궈, 물기를 빼고. 무 써는 일일랑 내일.
귀촌일기- 깍두기 무가 맛이 들었다. 첫 깍두기. 재료 좋고, 솜씨 있고, 맛있게 먹는 사람 있으면...
귀촌일기- 새벽 산봇길에 뽑은 무 어둠이 걷히는 희꿈한 새벽. 달이 가로등 위로 떠 있다. 바닷가 무 밭에 무가 하루가 다르게 자란다. 뭇서리에 일교차가 클수록 무 통 커는 속도가 붙는다. 입동 김장철이 가깝다는 얘기다. 그 중에서 하나 쑥 뽑아서 들고 집으로 왔다. 당분간, 내년 봄까지 통 무 사먹는 건 끝이다. 팔봉산..
귀촌일기- 커튼을 걷었다 창문도 열었다 땅에 묻어둔 무, 싹 난다. 짚으로 묶어둔 월동배추, 이러단 곧 장다리 꽃 핀다. 추울 땐 추워야, 얼 땐 꽁꽁 얼어야 풍년이 든다. 이른 아침. 창문을 열었다. 완전 봄이다.
귀촌일기- 무 월동 물이 잘 빠지고 양지 바르고 가까운 곳. 무를 묻을 자리다. 우리 밭에서 최고의 명당이다. 동네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겨울동안 무를 간수하는 방법이 구구각각이다. 비닐 자루에 넣어 저온창고에 넣어놓는다는 학설이 대세다. 내가 보고 배운 전통 방식대로 나는 땅에다 묻는다. 짚..
귀촌일기- 귀촌 부부의 창문 하나 사이 언제 년에는 당뇨고구마라 해서 자색 고구마를 심었고, 자색 감자도 여러 해 심어보았다. 우연히 모종시장 아주머니의 권유로, 올해는 보라색 무를 처음 심어보았더니 의외로 잘 자랐다. 컬러푸드 시대라며 호들갑이지만 가리지 않고 아무거나 그저 묵묵하게 골고루 먹어두는 게 내가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