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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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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김장 후유증후군 각종 채소 쓰레기에다 멸치액젓 뺀 후의 용기들, 백철 솥 하며 김장 담근 후의 그릇들. 마당 한구석에 밀쳐두었다 오늘사 보니 멸치기름 범벅에 고추 양념 잔재들. 말라붙을대로 붙어 김장후유증 대책이 아리송하다. '때깔 안나는 일은 죄다 남정네가...' 오늘 이런 푸념을 했다. 밤에 비는..
귀촌일기- 귀촌 부부는 하루가 짧다 멸치액젓은 한지 거름종이에서 밤새워 거르고 또 걸러야 한다. 맥주 빛깔의 맑은 액젓이 방울져 흐르는 소리가 곱다, 청아하다. 무시래기,무말랭이는 무를 뽑아다 자르고 걸고 씻고 썰어야 한다. 마당에는 때아닌 함박눈이 내려 하얗다. 아침나절에는 학교에 가서 그림 공부도 해야 하고...
귀촌일기- 고춧잎이 거실로 들어온 까닭은... 건들 부는 하늬바람이 수상하다. 서쪽하늘에 낮게 깔려있는 검은 구름도 하수상쩍다. 이럴 땐 비가 온다. 많은 비는 아닐지라도 비가 있다는 사실 쯤은 충청도 여기에 살아온 10여 년의 경험치다. 내가 보는 관상이 기상청의 수퍼컴 보다 낫다. 마당에 고춧잎은 어쩌나. 밤새 비가 온다.
귀촌일기- 태양초 고추 만들기 농가는 마당에 태양초 고추가 깔려야 비로소 맛이 난다. 밭에서 딴 고추가 마당에 놓이면 여름은 무르익어 간다. 태양초,태양초 하는데 태양초 만들기 쉽지않다. 천기라는 날씨와 인력이라는 노력이 합해야 한다.
귀촌일기- 마당이 좋으냐, 평석이 좋으냐 그렇게도 넓던 마당이 주위에 나무들이 자라니 좁아보인다. 고향길을 가보면 어릴 적에 그렇게도 넓었던 신작로가 다닥다닥 붙은 집들 사이에서 이젠 골목길이 되었듯이. 어쨌거나 마당이 있다는 것. 기분이 열리고 마음이 넉넉해진다. 이 불볕 여름철에 더더욱.
귀촌일기- 5월에 브로콜리 첫 수확하다 어제와 오늘 하루 사이에 달라질 게 뭐 있나. 유월이란다. 봄 오월이 간단다. 뒤안의 장미는 저들끼리 피고 지고 수돗가 난초도 피어있더라. 브로콜리 두 알을 땄다. 첫 수확이다. 농협마트 가격표로 환산해 보면 5천 원이다. 씨앗 뿌려 모종 받고 거름하고 심고 물 주고 벌레 잡고... 해는 ..
귀촌일기- 서울 손님과 잡초의 상관관계 한 숨 돌려 땀을 개며 쉰다. 아랫밭에 토란을 심은 다음 곧장 올라와 마당에 잡초, 풀을 깎았다. 한다 한다 하면서도 이 일 저 일에 훗전으로 밀려온 일이다. 내가 서둘러 마당에 풀을 깎을 땐 누군가 손님이 온다는 신호다. 깎는 김에 우궂하게 가지가 늘어질대로 늘어져 일년 가야 눈길 ..
귀촌일기- 제비꽃 한 송이 나를 받아 주십시오 헤프지 않은 나의 웃음 아껴 둔 나의 향기 모두 당신의 것입니다 당신이 가까이 오셔야 나는 겨우 고개를 들어 웃을 수 있고 감추어진 향기도 향기인 것을 압니다 이해인의 <제비꽃 연가>의 한 귀절이다. 언제쯤일 가 기다렸더니 드디어 오늘 피었다. 저 넓은 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