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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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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만당 그건 백합이었다. 안마당에서 서재로 돌아가는 모퉁이. 향기가 먼저 밀려와 돌아보니 백합이었다. 늘 그자리를 고수한다. 있는 줄 없는 줄 모르게 올라와 어느 새 훌쩍 커버리는 꽃대. 하루 사이에 주렁주렁 매달렸다. 마당은 향기로 가득하다. 그러고 보니 대문간 길목에도 하나 있지.
개똥 치우기 이 놈이 온 뒤로 첫 일과는 예외없이 개똥 치우는 일이다. 대문이 없는지라 들집승들이 마당에 더러 실례를 하고 간다. 사실 그것 치우는 게 마뜩치않았다. 그런데 이 놈 건 좀 다르다. 한 지붕 아래 산다는 차이다. 일상사이거니 생각하니 더욱 그렇다. 삽과 꼬챙이면 간단히 처리할 수가 있다. 거름도 ..
골프 체질인가 무료하던 차에 한번 시작해볼가. 쉽진 않네. 잔디에 완전 적응. 코스 공략 구상중. 데리고 놀만 하네.
사랑의 계절 겨우내 혼자만 오던 놈이 오늘은 떼지어 몰려왔다. 쪼아먹던 고구마는 뒷전. 마당 가운데 느티나무 이 가지 저 가지로 숨바꼭질하는 폼이. 그려, 바야흐로 사랑의 계절.
斷想 바티칸 성벽에서 한 포기의 풀을 보았다. 팔봉산 봉우리 바위틈에서 풀 한포기를 보았다. 오늘. 나는 마당의 갈라진 나무 틈새서 풀을 본다.
서일몰동월출 2010 1.29 해질녁 어송 나들이 길에. 안 마당에서 가다 차를 세우고 석양을... 그 반대편에는 팔봉산 위로 섣달 보름달이... 오늘따라 겨드랑이에 해와 달을 끼고서... 수연네 식당 마당에서. 팔봉 산자락이 흘러흘러 아래로 보름달은 위로 위로 둥실둥실 휘영청. 실은 오늘이 집사람 탄신일.
무말랭이 노니 염불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무말랭이를 만들었습니다. 밭에서 무를 걷어와 흙을 털고 물에 씼었습니다. 그리고 채를 썰었습니다. 이틀 걸렸습니다. 집 난간에 마당에 돌팍에 흩어놓고 말렸습니다. 햇볕과 갯바람이 또한 안성맞춤이었습니다. 간밤에 슬쩍 얼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
불가사의 졌습니다. 도저히 이길 수가 없습니다. 흉내도 못냅니다. 마당을 그 넓은 하늘을 가로 질러 달빛 아래 줄을 쳐 새벽에 사정없이 내 얼굴을 가로 막습니다. 하루도 아니고 근데 찬 이슬이 내렸네 어느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