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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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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세월은 잘 간다,아이아이아이 하는 일 없이 바쁘다고 말하지만 흔히 하는 소리다. 밭일에 이런 일. 논두렁 미꾸라지잡이 저런 일까지. 눈 앞에 전개되는 앞뜰을 내려다보노라면 미꾸라지 통발이 궁금해서 좀이 쑤신다. 김장무 새싹도 솎음질을 제때 해주어야 한다. 세월가는 소리가 들린다. 벌써 9월의 절반이다.
귀촌일기- 귀촌의 새벽 간밤에 잊고 열어둔 창틈으로 들어오는 공기가 차가워 잠결에 한참을 뒤척이다가 덜 깬 잠을 겨우 수습하여 닫았더니 그 길로 확실하게 잠을 깨고 말았다. 백로가 지나니 이슬방울이 굵어지고 한편으로 영롱해졌다. 가을이 깊어간다는 걸 똘똘해지는 풀벌레 소리에서 안다. 새벽 산봇길...
귀촌일기- 도내나루에 있는 밭 도내리 오솔길을 걷다보면 바닷가 도내나루가 나온다. 항구도 포구도 아닌 나루라는 어감이 나는 좋다. 요즘 같아선 안개 낀 도내나루가 참 푸근하다. 바닷물이 들어와 만조를 이룬, 새벽안개 내린 포구는 삭막한 개펄과 또 다르다. 여기에 밭이 있다. '버갯속영감님'이 생존하실 때 '좀 ..
귀촌일기- 김장배추 모종 심기(3) 땡땡이 9월이 왔는데도 덥다. 오늘 수묵화 교실은 땡땡이 쳤다. 제할 일을 안하고 허튼짓을 땡땡이라는데 학교는 땡땡이지만 허튼짓은 안했기에 혼자선 떳떳하다. "김장배추 내능 기유?... 쉬어가머 혀유." 누군가 했더니 건넛 박 회장네 집 아주머니가 지나가다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하긴 내 부..
귀촌일기- 귀촌 마당에 들리는 가을이 오는 소리 말인 즉, 가을맞이지 월동 준비다. 농촌의 일손은 어쨌거나 두어 달 앞서간다. 햇살이 따갑다. 봄볕엔 며느리, 가을볕에는 딸이라는 말도 옛말이다. 우리 농촌에는 밭에 나갈 며느리도 딸도 없다. 오늘 일곱 물 고추를 땄다. 고추를 따는 회수가 는다고 고추농사가 잘 되었다는 건 아니다. ..
귀촌일기- 배추 겉절이, 농사는 이 맛이야! 달포 전에, 심고 뿌렸던 김장배추와 무가 이렇게 자랐다. 시퍼런 배춧잎에 노랗게 결구되는 배추 속을 보노라면 귀촌의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김장이야 아직 멀었다. 깍두기, 배추김치 맛이나 보자며 두어 포기씩 뽑아왔다. 배추 겉절이 생각에 쪽파에 마늘 몇 쪽 까는 수고 쯤이야 별거..
귀촌일기- 귀촌은 땀이다,농사에 연휴는 없다 우리 선조들은 농사를 어떻게 지었을 가. 척박한 황무지를 어떻게 개간하였을 가. 괭이와 호미가 농기구의 전부였다. 오로지 맨손으로 농사를 지었을 것이다. 두 이랑의 밭을 가꾸면서 생각했다. 예취기를 들고 땀을 흘렸다. 사흘 동안 잡초를 걷어내고 땅을 파서 배추,무,열무,쪽파를 심..
귀촌일기- 총각무, 배추 따라 서울로 가다 오후 다섯시. 시간에 맞춰 보내는 오늘 택배는 총각무다. 어정쩡한 총각무다. 제때보다 보름정도 뒤늦게 씨앗을 뿌렸더니 덜자라는 걸 보니 모든게 때가 있는 법. 김장 통무 되려다 덜자란 무다. 그래도 쓰임새는 다 있다. 언 땅이 녹기를 기다려 오후에 모두 뽑았다. 초봄부터 시작한 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