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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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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아지매 밥상 앞에서 가는 세월을 읽다 얼마 전 고향에 가서 만난 아지매. 나보다 나이가 아홉 살 많은 이모뻘 아지매다. 고향에 가면 늘 아지매 집에서 잔다. 아지매는 나를 업어서 키웠다. 체구가 작은 아지매가 상대적으로 토실하고 무거웠던 나를 업었다면 보나마나 내 다리가 땅에 질질 끌렸을 것이다. "하모하모. 그래도 ..
귀촌일기- 추어탕엔 역시 제피가루, 고향서 온 택배 제피가루가 떨어져간다. 추어탕을 자주 만들어먹다 보니 어느새 그렇다. 추어탕을 먹을 때 흔히 말하는 산초가루는 틀린 말이다. 경상도에서는 '제피'라고 하고 '계피'라고도 하는데 발음이 조금 불분명하다. 지금까지 먹은 제피가루는 3,4전 고향에 갔을 때 집안 아지매가 싸준 꾸러미 중..
스승의 날, 어린이 마음은 하얀 도화지다 "십수년 전의 일이다. 담임을 하고있는 한 1학년 여자 어린이에게 복도를 쓰는 일을 시켰었다. 몇분이면 끝날 수 있는 일인데도 1교시 2교시가 지나도 이 어린이는 돌아오지않았다. 걱정이 되어 교내를 찾아다니다가 4층 복도를 쓸고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선생님이 복도를 쓸라고 하니까 ..
부녀회 나들이 행선지는 관광버스 기사만 안다 집사람이 이번엔 기어이 가겠다고 벼렀다. 해마다 이맘 때 동네 부녀회 나들이가 있었으나 그동안 한번도 가지 못했다는 푸념까지 곁들였다. 이번 나들이는 사발통문으로 1박2일에 날자는 일찌감치 알았다. 그러나 행선지를 아는 사람이 없었다. "몰러유, 관광버스 기사가 데려다 ..
무 밥, 무시래기 밥 무 시래기를 보면서 무 시래기 밥을 생각한다. 무 밥도 많이 먹었다. 험준한 보릿고개를 힘겹게 넘던 시절, 어린 마음에 정말 먹기 싫었던 무 밥이었다. 호화롭게 만든 무 시래기 밥, 무 밥이 이젠 별미 음식으로 하늘 높이 떴다. 건강면에서나 영양학적으로 분석한 도표를 보면 선..
고구마 빼때기, 쫄때기 새끼 고구마로 빼때기를 만든다. 생고구마를 얇게 썰어 만드는 게 절간 고구마라고도 하는 빼때기다. 어릴 적에 군것질거리로 뽈때기가 오목 하도록 많이 먹었다. 딱딱했기 때문이다. 오늘 빼때기는 삶아서 햇볕에 말린다. 엄밀한 의미에서 고구마 쫄때기다. 꾸둘꾸둘 말려두면 ..
조력발전과 씨조개 어은 도내 어촌계에서 올 바지락 종패 작업이 시작되었다. 종패 작업이란 어촌계에서 어린 씨조개를 조개밭에서 수거하는 일이다. 종패를 다른 지방에 가져가 바닷가에 뿌려두면 그 곳에서 조개로 자란다. 작년까지는 전라도로 팔려가더니 올해는 경상도 쪽이란다. 하루 가구당 150kg에 2십만원 수입이..
스승의 하모하모 오늘은 스승의 날. '하모하모.' 전화에서 흘러나오는 말씀이 도탑고 정겹다. "건강하제.아아들 잘 있제." "예." "하모하모. 건강이 제일이다이." ......... "올해 얼마고? 오십 됐나." "육십너이 아입니꺼." "... 하모하모, 그리 되었다그자. 아이고..." 제자 나이 먹는 줄 모르시는 스승과 오늘 통화했다. 55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