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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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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도내리 머위쌈 지천으로 돋아나는 머위다. 데친 머위, 머위 쌈. 경상도에서는 머위를 '머구'라 불렀다. 어릴 적에 하두 많이 먹어 평생 물릴 법도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초봄의 머위는 쌉싸래한 그 맛으로 봄을 타는 입맛을 바로잡아 준다. 여기 충청도는 '멍이'라 하는데 봄철이면 어느 식당이건 머..
귀촌일기- 벼락에 이틀동안 적막강산 <귀촌일기>를 이틀 쉬게 된 건 벼락 때문이었다. 창문이 천둥 번개로 번쩍거리며 몇 번 울렁거리더니 어느 순간 가까이 어디에 벼락이 떨어지는 소리가 잠결에도 크게 들렸다. 바로 그 때 탈이 난 것이다. 스카이라이프 테레비도 안나오고 인터넷도 먹통이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
귀촌일기- 쑥털터리,쑥버무리,쑥범벅 쑥털터리를 만들었다. 오늘 마누라표 쑥털터리. 집 안이 쑥내음으로 가득하다. 오로지 쑥냄새 만으로 봄이다. 쑥털터리는 우리가 못먹고 못살 때, 생각만 해도 지긋지긋한 그 보릿고개 시절, 개떡과 함께 눈을 확 뜨게 한 구황 음식이었다. 지금에서야 향수어린 추억의 별미. 어지간해서..
귀촌일기- 감똘개,감꽃 피던 그 때 그 시절 감꽃이 피었다. 유월로 넘어가는 길목에 감꽃은 핀다. 올핸 감꽃이 풍성하다. 십여그루 있는 감나무들이 제마다 다투듯이 감꽃을 피어낸다. 축대 아래 작은 감나무 하나는 안쓰럽게도 지금 벌써 제풀에 가지가 휘늘어졌다. 감꽃 자리에 모두 감이 열고 홍시가 되지는 않을지라도 보는 마..
귀촌일기- 어촌계 현장,바지락 종패 작업이 뜨겁다 며칠째 계속되는 종패 수거작업이다. 어도어촌계원들 그리고 가족들까지 총동원이다. 가구당 하루 작업량은 150키로. 수입은 19만원. 오늘은 물때가 새벽이라 아침 일곱시부터 4시간 작업이다. 짭짤한 수입이기에 빠지는 집이 없다. 2년 전에 20만원이었는데 수입이 줄었다고 불만이다. 중..
이 취임식, 수건포의 임무 교대 새로 사온 삽자루. 삽은 삽으로 말한다. 은퇴란 없다. 후배를 위해 일선에서 물러날 뿐이다. 우리는 삽이다.
귀촌일기- 남자가 만든 두부찌개,그 맛의 비결은? 내가 만드는 두부찌개는 늘 이렇다. 두부탕에 가까운 두부찌개다. 버리는 쌀뜨물이 아까워 가끔 설렁설렁 얼렁뚝딱 두부탕을 만든다. 재미다. 두부찌개야 사시사철 누가 만들어도 그 재료에 그 맛이다. 오늘 내가 만든 두부찌개는 다르다. 한가지가 더 들어갔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다...
귀촌일기- 토속 돈나물 물김치, 바로 이 맛이야! 야들야들 보들보들한 돈나물은 초봄의 한 때의 먹거리다. 시골 냄새를 시각으로 먼저 압도하는 걸로 돈나물에 견줄만한 게 없다. 올해도 돈나물 초무침이 겨우내 묵은 반찬에 지친 입맛을 단번에 확 잡아주었다. 팔팔 끓는 강된장 국을 몇 술 끼얹어서 먹으면 향긋한 돈나물의 향취를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