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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귀촌일기- 감똘개,감꽃 피던 그 때 그 시절

 

 

 

 

 

 

 

감꽃이 피었다.

 

유월로 넘어가는 길목에 감꽃은 핀다.

 

올핸 감꽃이 풍성하다.

십여그루 있는 감나무들이 제마다

다투듯이 감꽃을 피어낸다.

 

축대 아래 작은 감나무 하나는

안쓰럽게도 지금 벌써

제풀에 가지가 휘늘어졌다.

 

감꽃 자리에 모두 감이 열고 홍시가 되지는 않을지라도

보는 마음만은 흥겹다.

 

 

 

 

감꽃을 감똘개라 했다.

 

반주깨미 살던 시절,

감똘개 실에 꿰어 목걸이 하고 토끼풀에 반지 만들어 손가락에 끼던 그 시절.

 

감나무 밑에 지천으로 떨어진 감똘개를 줏어

입이 새카맣도록 먹었다.

 

떫디떫은 감똘개가

그렇게도 입에 달았다.

 

보릿고개가

이 맘 때였다.

 

누릿누릿 보리가 익고

햇감자 캘 무렵이 보릿고개의 막바지다.

 

 

 

 

요즘 감나무 밑에는 감똘개가 없다.

감똘개가 떨어지지 않는다.

 

토끼풀 감똘개 반지도

목걸이도 만들 수 없다.

 

동화 속에 추억은

이렇게

사라지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