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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귀촌일기- 잡초 밭

 

 

 

 

 

 

 

사는 곳이 따로 있더냐. 

 

아침나절에는 가지밭에서, 오후엔 토란밭에서 살았다.

 

 

 

 

가지에 가시가 있을까? 없을까?

 

있다.

 

가지 꽃이 피기 시작하더니

매끈하게 생긴 새끼 가지가 자태를 보이기 시작했다.

 

점점 자라나는 무거운 가지에 가지나무 가지가 휘기 전에

미리 지지대에 묶어주어야 한다.

 

날씨도 더운데다 쭈그려앉아 있으려면 무릎이 아프기에

아예 퍼질러 앉았다.

 

등 뒤에 맞닿은 가지가

등을 콕콕 찌른다.

 

꼭지에 달린 가시가 하는 짓이다.

 

 

 

 

 

 

 

오후에는 토란 밭, 야콘 밭이다.

 

그저께는 컨테이너 지붕 공사로,어제는 예정에도 없던 바다 낚시로

미처 하지못한 일이 남아있다.

 

고랑에 잡초 뽑는 일이다.

 

 

 

 

 

힘 들기로 말하면 미룬 날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

사흘 후면 아홉 배 힘이 든다는 말이다.

 

잡초 제거도 이렇게 때가 있다. 

 

비 온 뒤에 바로 슬금슬금 뽑아주면 순한 양인데

땅이 굳어진 뒤에는 어깨쭉지를 담보로 내놓아야 한다.

 

올핸 마음 먹고 그동안

그나마 수시로 제압을 해두었기 망정이지

예년 같으면 얼른 반푼어치도 없다.

 

 

 

 

뽑고 돌아서면 또 잡초.

 

 

 

 

농부가 사는 곳.

 

잡초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