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으로 돋아나는 머위다.
데친 머위, 머위 쌈.
경상도에서는 머위를 '머구'라 불렀다.
어릴 적에 하두 많이 먹어 평생 물릴 법도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초봄의 머위는 쌉싸래한 그 맛으로
봄을 타는 입맛을 바로잡아 준다.
여기 충청도는 '멍이'라 하는데 봄철이면
어느 식당이건 머위쌈이 구색 밑반찬으로 나오는 걸 보면
머위는 전국적인 채소임이 분명하다.
쌈장이 문제다.
여기 사람들은 막된장 쌈장인데
나의 눈에는 허전하다.
식습관은 어쩔 수 없는 것.
소싯적부터 길들여진 제맛은
바꿀 수가 없다.
머위 무침은 몰라도 머구쌈 쌈장은
곰삭은 멸치젓갈 젓국으로 만들지 않으면 못먹는 줄 안다.
'밥맛은 변해도 입맛은 안변한다.'
봄철 머위쌈을 먹을 때면 반드시
이 말을 하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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