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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귀촌일기- 만리포와 장기영, 천리포,백리포,십리포







얼마 전, 만리포 해수욕장 어느 건물의 후미진 곳에서

백상 장기영 선생 송덕비를 발견한 건 전혀 의외였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오늘날 '만리포'라는 이름은 장기영의 '작품'이다.


만리포 바로 인근에는

불모지라는 의미의 茅자가 들어간 모항(茅項)이라는 지명이 있는 걸로 보나,

중국 사신이 드나들었다고 주장하지만 정식 통로는 이니었고,

안흥량의 거센 조류에 밀려 가까스로 상륙한 어느 사신이

하얀 모래사장의 풍광을 읊어 '만리장벌'이라 하였다는 말이

겨우 남아있었다.


장벌(場坪)이란,

바닷가 옆에 있는 마을을 일컫는다.


버려져 있다시피 하던 해변을 단숨에 '만리포'로 명명하고

1955년에 개발 사업에 착수하여 서해안 굴지의 만리포 해수욕장으로 만든 장본인이

당시 한국일보 사장이며 훗날 부총리를 엮임한 장기영이라는 사실을

1984년, 뒤늦게 '만리포 관광협회'에서 세운

송덕비문에서 자초지종을 알 수 있었다.


박경원이 부른 노래 '만리포 사랑'이 탄생한 1958년 즈음에는

청춘남녀의 발걸음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로 짐작된다.


만리포라는 지명이 굉장히 오래된 걸로 생각하지만

역사는 60년에 불과하다.




                                                                                                                    만리포 해수욕장


만리포에서 북쪽으로 완만하게 해안을 굽어돌면

천리포.

천리포에서 야트막한 고개를 넘어가면

백리포.


만리포에 인파가 넘쳐나면서 날로 발전하자

천리포,백리포가 옛 지명을 버리고 경쟁적으로

이름을 붙이기 시작 한 것이다.

 

심지어 십리포.

일리포까지


십리포는 의항리 해수욕장이며

일리포는 구름포 해수욕장을 말한다.


행정구역상으로 만리포도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인데 

일찌감치 만리포라는 이름을 빼앗긴 의항리 해수욕장이 

십리포라니 자존심이 상할 만도 하다. 



                                                                                                 천리포 해수욕장




                                                                                                                         백리포 해수욕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