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털터리를 만들었다.
오늘
마누라표 쑥털터리.
집 안이 쑥내음으로 가득하다.
오로지
쑥냄새 만으로 봄이다.
쑥털터리는 우리가 못먹고 못살 때,
생각만 해도 지긋지긋한 그 보릿고개 시절,
개떡과 함께
눈을 확 뜨게 한
구황 음식이었다.
지금에서야
향수어린 추억의 별미.
어지간해서는 맛볼 수 없는,
봄철 한 때 영양 간식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만들기 쉽다.
찌면 된다.
봄이면 지천으로 돋아나는 쑥과
쌀가루가 재료의 전부다.
소금으로 약간의 간을 하고
오늘날에야 설탕, 그 시절엔 사카린 아니면 당원으로
단맛을 보충하는 정도였다.
어릴 적 경상도 두메에서는
쑥털터리라 했다.
지방에 따라 쑥버무리,쑥범벅이라고도 하는데
같은 말이다.
눈에 보이는 쑥.
쑥
쑥
쑥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쑥털터리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것 만으로
귀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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