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감 꺼내시쥬."
선생님 말씀에 이제나저제나 하며 사물함에 박아두었던
물감과 꽃접시를 오늘에사 꺼냈다.
한국화 공부를 시작한 지 거의 두 달 만이다.
선생님은 연두색깔이 가장 많이 쓰이는 색이라며
맨먼저 연두색 물감 튜브를 손가락으로 집어 마개를 열고서
담아주셨다.
그정돈 나도 할 수 있는데
몇 개는 나에게도 오늘의 기쁨을 주시지
차례차례 직접 눌러 짜서 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으셨다.
물감이 굳어야 한다기에 오늘은 첫 날,
붓끝을 조심조심 하면서 살짝 찍어
칠을 해보았다.
그동안 먹물만 쓰다가 색깔이 보태지니
먹감이 살아난다.
日日進一步
이러구러 한걸음 한걸음 나아간다.
공부란
그런 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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