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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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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태안 육쪽마늘은 눈 속에...가로림만의 소한 춥긴 춥다. 이 말이 절로 나온다. 형님, 졌습니다. 대한 추위가 소한한테 하는 말이다. 오늘 수은주가 영하 14도다. 역시 소한답다. 태안 바닷가에 보기드물게 한파가 계속된다. 집 뒤로 보이는 가로림만 바다가 밤새 얼었다. 갯골따라 닥치는 바람은 칼날이다. 대추나무 가지에 걸린 중천..
덥다고?(3) 중복, 오늘 밭일은 틀렸다 이른 새벽 런던 올림픽 개막 중계를 보느라 금쪽같은 서너 시간을 보내버렸다. 오늘 밭일은 어차피 틀렸다. 이웃 박 회장네 집에서 '이웃 나눔' 꼴뚜기를 가져왔다. 바닷물이 썰물로 빠지기를 기다려 찾아간 갯골에 쳐둔 개막이 그물에서 기대했던 바다 장어, 광어는 없고 오늘은 꼴뚜기 ..
귀촌일기- 도다리 쑥국 오늘은 도다리 쑥국이다. 쑥은 마당 가에 지천으로 있다. 도다리는 가로림만의 갯골 개막이 그물에서 걷어온 것이다. 봄내음이 비로소 식탁에서 살아난다.
태안에 살으리랏다 소동파가 복어 맛에 빠졌다더니 여기 도내 굴 맛을 소동파가 알았더라면. 굴이 제철이다. 이 동네 도내리 굴이 좋다. 오동통하다. 작으나 검고 탱글탱글하다. 감태 철이 지나자 부녀자들이 물 때에 맞춰 살금살금 도내나루 갯가에 나가서 굴을 찍는다. 언제든지 굴을 먹을 수 있다. 잘 익..
'나의 달력' 외손녀 두 녀석이 내려왔다. 마침 날이 풀리고 햇살이 좋아 1박 2일동안 개펄 바닷가는 못가더라도 겨울의 한때를 동심으로 즐기기에는 충분했다. 허허, 요놈들 봐라. 입 벌린다고 마른 곳감이 절로 떨어질 리 없지. 갑자기 종이와 필기 도구를 찾더니 두 녀석이 엎드려 무언가를 ..
장마통의 일상 계속되는 장마다. 억수로 퍼부어 혼을 빼거나 기약없이 지리한 장마에 비하면 건너뛰어 하늘이 개는 징검다리 날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간밤에도 비가 내렸다. 지붕에서 홈통을 타고 내려오는 물소리가 잠결에 요란했다. 날이 밝아 창밖을 보니 백화산 허리에서 이화산 중턱으로 두꺼운 구름이 무..
병어회,전어회 버갯속 영감님댁에 명절 인사를 갔더니 병어회를 내놓았다. 명절 뒤 끝이라 그 맛이 입안에 감긴다. 뽀얀 병어가 물이 올랐다. 갯골의 개막이에서 방금 걷어온 것이다. 다음 날 물때에 맞춰 나도 따라나섰다. 경운기가 갯벌 사이를 질주한다. 질펀한 갯벌을 넘어오는 바람이 짭쪼롬하고 ..
삼복 일기 삼복에 두어 달 만에 두 녀석이 나타났다. 여섯살과 세살이라 다들 말귀는 알아 들어서 이젠 같이 노는 재미가 있다. 빽빼기가 처음에는 유세부리며 정신없이 짖어대더니 이내 친해졌다. 어린이 교실을 하루 빼먹고 온 터라 보충수업이라 생각하며 내나름의 이런저런 준비된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