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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夏)

삼복 일기

 

 

 

 

삼복에 두어 달 만에 두 녀석이 나타났다.

여섯살과 세살이라 다들 말귀는 알아 들어서 이젠 같이 노는 재미가 있다.

 

 

 

빽빼기가 처음에는 유세부리며 정신없이 짖어대더니 이내 친해졌다.

 

어린이 교실을 하루 빼먹고 온 터라 보충수업이라 생각하며 내나름의

이런저런 준비된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텃밭에서 고추, 오이, 알토마토를 땄다.  비바람에 넘어진 옥수수를

세워주었다. 

 

별미로 점심은 냉콩국수다.  화채로 오이와 토마토를 썰어 얹었더니

맛깔스러웠다.  이건 외할머니 솜씨.

 

 

 

 

 

 

 

 

 

 

갯벌로 나가 능젱이도 만져보고 망둥어 뛰는 걸 보고 손뼉을 치며 좋아

했다.  하루에 두번 바닷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걸 설명했다.

 

 

 

 

 

해먹을 타고 놀았다.  작년에 줄이 풀어져서 떨어진 악몽을 되새기며

오늘은 잘 묶였냐고 물어보는 치밀함을 보였다.

 

 

서재에서 바둑판이 벌어졌다.  바둑두는 시늉을 하면서 흑백 돌을

정신없이 흩어놓았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두녀석 모두 깍다귀에 다리와 팔을 몇 방 물렸다.

우리집 특효 처방인 간수를 가져다 재빨리 발라주었더니 가려움증은

우선 없어졌다.

돌아가서 탈이 없어야 할 텐데.

 

호기심 많고 질문 많은 1박2일.  손자 보기 참 피곤하네.

 

그래서 옛 어른들 말씀에,

오면 반갑고 가면 더 반갑다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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