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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봄, 날씨는 여름 박꽃이 예쁘냐 호박꽃이 좋으냐 하는 질문은 아니함만 못하다. 박꽃은 밤에 피었다 아침에 지고 호박꽃은 낮에 핀다. 해들무렵에 박꽃과 호박꽃을 잠깐 동시에 볼 수 있다. 오늘 핀 박꽃은 수놈이고 호박꽃은 뒤에 새끼 호박이 달린 걸 보니 암놈이다. 박꽃과 호박꽃이 피기 시작하면 여름이다. 대박 대호박이 얼마나 열어줄 지 거는 기대가 크다.
'사나이 눈물' 흘러가는 뜬 구름은 바람에 가고 허무한 내 청춘은 세월에 가네 취한 김에 부르는 노래 끝도 없는 인생의 노래 아, 뜨거운 눈물, 사나이 눈물 웃음이야 주고 받을 친구는 많지만 눈물로 마주 앉을 사람은 없더라 취한 김에 부르는 노래 박자 없는 인생의 노래 아, 뜨거운 눈물, 사나이 눈물 돌아보면 그 다지도 먼 길도 아닌데 저 만큼 지는 노을 날 보고 웃네 취한 김에 껄껄 웃지만 웃는 눈에 맺힌 눈물은 아, 뜨거운 눈물, 사나이 눈물 누구나 저마다 좋아하는 노래가 있다. 그 중에서 대표곡을 '18 번'이라고들 한다. 듣는이의 평가에 개의치않고 '불러서 즐거운 노래'면 단연코 '18 번'이라는게 나의 18 번 철학이다. '아마도 빗물이겠지', '눈물을 감추고'는 5십 년 된 변함없는 가까이 했던 노래들이다. ..
땅콩밭의 파수꾼 J D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은 홀든 콜필드가 가출해서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며칠간의 일들을 담은 성장소설이다. 10대들의 거친 언어로 1950년대 미국의 위선적인 기성세대에 반항아가 되었다. 오늘 땅콩밭에서 밑도 끝도 없이 '호밀밭의 파수꾼'이 생각났던 것. 무의식중에 연상작용일 것이다. 70대의 아낙네는 어느해 유월의 초하루, '땅콩밭의 파수꾼'이 되어 잡초를 뽑고 있다... 아, 세월아 하고...
황금두꺼비, 놀랬잖아! 대호박 모종을 심을 요량으로 미리 두텁게 퇴비 거름을 넣고 덮어두었던 자리. 비닐 멀칭 사이를 손으로 팠더니 물커덩하고 손가락 끝에 잡히는 물건! 이게 뭐냐? 자세히 보니 새끼 두꺼비. 거름을 새카맣게 뒤집어 쓰고 나타났다. 엉금엉금 기어간다. 6년 전에 보았던 황금두꺼비 그 녀석의 후손인가? 밭일을 하다보면 사람을 놀라키게 하는 녀석들이 더러 있다.
티 스푼 세 개 뒤안 울타리 옆에 있는 대형 고무 통 하나. 귀촌 초기에 과일이나 채소 등 생활 쓰레기를 버려 숙성이 되면 채마밭 거름으로 사용하기로 하고 담아두었던 거름통이다. 시눗대가 울창하게 자라나 거름통을 가려서 10여 년을 잊고 있었다. 요 며칠 울타리 미화 작업 끝에, 오늘 거름통을 비웠더니 뜻밖에 나타난 티 스푼 세 개. 푸르스럼하게 녹슬고 삭은 모양새가 완전 골동품 문화재급이다. 반짝반짝 닦아서 다시 사용해야 하나? 그냥 두어야 하나? 버려야 하나? 그게 문제로다.
속도위반 딱지... 안되는 줄 알면서 왜그랬을까? 그러나 천만 다행... 시껍했다... ... 잘 나갈 때 조심.
복숭아꽃, 배꽃은 항상 같이 피더라
'접시를 깨뜨리자' ... 자 이제부터 접시를 깨자 접시 깬다고 세상이 깨어지나 자 이제부터 접시를 깨뜨리자 ... '우리도 접시를 깨뜨리자'라는 김국환의 노래가 생각났다. 지금 삽자루가 뿌러졌는데 나도 모르게 접시 깨는 노래가 왜 나올까?... 며칠 전, 읍내 농기구 가게에서 4천 원을 주고 나무 삽자루를 사다 끼웠는데 오늘 시금치 종자를 뿌릴 요량의 첫 작업에서 시눗대 뿌리가 걸려 뚝 뿌러졌다. 어이가 없다. 한편으론 마음이 결코 언짢은 건만은 아니다. 새 삽자루를 뿌러뜨릴 정도로 힘이 남아돌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