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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달력, 하나면 충분하다 한 해가 잠깐. 카렌다따라 세월이 빨리 가고 더뎌 가는 것도 아니더라. 숫자 글자 크고... 집 뒤로 가로림만 조수 물때 시간 나오고... 보일러 기름 떨어질 때 쯤 전화를 걸 수 있는, 이 달력 하나면 족하다.
반갑다 <버갯속영감> 이번에 서울 갔다가 손녀의 서가에서 발견한 . 반가워서 꺼내보았더니 책갈피를 접어가며 열심히 읽었던 흔적이 있다.
첫눈
해 지고 달 뜨면 적막강산 여섯 시 해거름이다. 단감 홍시를 탐낸 산까치, 직박구리가 하루종일 순서를 바꿔가며 떼거리로 몰려들었던 감나무가 이제서야 조용하다. 내일 다시 오기로 하고 파먹다 남긴 흔적. 흔적들. 온 세상이 제멋대로 시끄러워도 서산마루에 해 떨어지면 적막강산.
백화산이 보인다 앞산 솔밭 오솔길을 걸었다. 싸락눈이라면 또 모를가 며칠 전 小雪 즈음에 어쭙잖게 비가 내렸다. 바람마저 불어 그나마 남아있던 가을 잎새들이 다 떨어졌다. 솔밭을 비켜나오자 틈새로 오늘따라 백화산이 보인다. 겨울로 가는 길목.
친구의 손 편지...아름답다 이따금 전화로 안부를 나누곤 하면서도 손편지를 받고보니 감흥이 다르다. 친구의 섬세함이 놀랍다. 아름답다.
가을하늘, 왜 이래? 햇살은 햇살대로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흔히들 여우비라고 한다. 앞뜰 도내수로에 윤슬이 비치는 걸로 보아 저쪽에는 햇볕인데 여긴 비가 온다. 한바탕하고 지나간다. 하루종일 이렇다. 가을하늘 치곤 하수상하다.
시월의 마지막 손님...당랑거사 이른 아침이다. 갑자기 현관문을 두드리는 누군가가 있어 문 열고 나가보니 당랑거사님. 눈만 말뚱 말뚱. 아무 말이 없다. 왜 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