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현재

(935)
귀 빠진 날 줄이고, 생략하고, 미루고... 해서... 태풍이 수꿈하기에 읍내 나가 케이크만 하나 샀다.
<지리산>에서 8월 한달을... 매미, 풀벌레 소리, 새벽엔 황소개구리 울음. 여름 독서도 묘미가 있다. 전 7권을 8월 한달내 읽었다. 30여 년 전, 단편적으로 읽고 사라졌던 기억을 되살렸다. 은 박태영이라는 젊은이가 겪는 解放前後史이다. 인민을 위한다는 공산주의자들의 허울과 가면이 주인공 파르티산 박태영의 고뇌와 행적을 통해 드러난다. 전쟁에서 살아남는 자가 '승자'라고 흔히 말한다. 그러나 이병주의 에서 승자는 따로 있었다. 잘못된 판단을 처절히 반성하고 죽음을 택하므로서 '인간'이라는 진정한 승자, 박태영... 마당에 무궁화가 첫 꽃을 피었다. 8월이 가는 마지막 날 오늘.
새벽길은 언제나 새롭다
왜 <슬픈 중국>일까? 주문했던 책이 왔다. 3부작 중에 제1권이다. 아직 읽지않아 내용은 알 수 없다. 중국이 왜 슬프다는 말이냐.
거미줄 긴장마가 끝나나 했더니 무더위가 찾아왔다. 한낮은 오뉴월이나 다름없다. 움직이는 일은 이른 아침나절에 해치워야 하루가 개운하다. 매일 새벽에 한 시간 남짓 3 키로 걷는 걷기운동이 첫 일과. 앞뜰 농롯길을 걷다보면 가로막듯이 얼굴에 척척 감겨오는 불청객. 끈적거리는 거미줄. 해마다 이맘 때면 당해야 하는 번거로움. 그러나 밤새 어떻게 쳤는지 그 능력을 알 수 없다. 불가사의다.
누가 낙화가 아름답다고 했던가... 능소화 낙화가 아름답다고? 소화의 슬픈 전설을 안다면 과연? 하염없이 떨어진 능소화 송이 송이. 비에 젖은 꽃잎. 꽃잎들.
신진도, 안흥항에 바람 쐬러... 후줄그니 빗방울이 그치는둥 마는둥 바람 불고 흐리다. 파적 삼아 길을 나섰다. 드라이브 하기에 만리포 방면이 왕복 4차선에 길이 넓고 좋아 방향은 늘 그쪽이었다. 그러나 오늘은 신진도 쪽. 채석포, 연포를 비켜 지나 신진도, 안흥이다. 20여 분이면 닿는 발걸음, 5년 만이다. 그 땐 안흥 내항 등대만 뙤똑 있었는데 그동안 쌍둥이 아치 다리가 새로 건설되었다. 안흥진성터는 그대로... 그러고 보니 오늘이 6월 30일이다. 어느 틈에 한 해의 절반이 지나간다. -낮이면 밭에 나가 기심을 매고 밤이면 사랑방에 새끼 꼬면서...- 나도 모르게 노래 가락이 절로 나오네.
박넝쿨 사이로 앞뜰 바라보다 거실 앞 창가에 옹기에 담아 박 모종 하나를 심었더니 넝쿨이 타고 올라가 추녀 밑을 감아돌아 10 미터나 자랐다. 앞으로 얼마나 뻗어나갈 지 날이 갈수록 기세가 등등하다. 오늘도 거실에 앉아서 마당을 지나 알뜰을 조망한다. 벼가 자라는 논길을 따라 도내수로가 보이고 산등성이 너머로 백화산이 있다. 이제나 저제나 하며 옹기를 닮은 대박 소식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