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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에서 연기가 나면... 하얀 연기에서 들판으로 퍼져나는 냄새가 참 구수하다. 농부는 논 가운데서 널부러진 지푸라기를 모아 태우고 있다. 허리 꾸부려 애써 태우지않아도 될 걸 왜 태우는 걸까. 바쁘게 달려온 한해, 진지하게 뭔가 마무리를 하는 의미일거다. 끝났다는 건 또 다른 시작이다.
승어부 “승어부(勝於父)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버지를 능가한다는 말로, 이것이야말로 효도의 첫걸음이라고 합니다. 저는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이건희 회장보다 승어부한 인물을 본 적이 없습니다.” 28일 오전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영결식장. 김필규(79) 전 KPK통상 회장이 추도사를 했다. 김 전 회장은 서울사대부고 재학 당시 이 회장과 레슬링부에서 함께 활동하고 이 회장 가족과도 가깝게 지낸 60년 지기(知己)다. 김 전 회장은 누구보다 품질의 중요성을 외쳤던 이 회장에 대해서도 회고했다. “요즘 미술이나 건축하는 사람들 입에 (독일 출신 20세기 대표 건축가인) 루트비히 미스 반데어로에가 했다는 말, ‘신은 디테일에 있다(God is in the details)’가 회자됩니다. 하지만 이 회장..
'달과 비행기' 해질 무렵에 앞뜰 도내수로 길을 걸었다. 동쪽 하늘에 반달, 그 위로 비행기가 지나가고 있었다. 창공에 저녁햇살을 받아 유난히 반짝거렸다. 가 생각났다. 저 비행기는 지금 어디로 가는 걸까?
'윤슬'의 현장을 찾아서 마당에서 도내수로를 바라본다. 오늘도 윤슬이 떴다. 멀리서 바라보는 윤슬. 현장에 가보면 어떤 모습일까?
새벽안개...햇살이 나면 걷힌다
(서울나들이 유감) 서해대교... 고속버스가 없다 한양길 나들이에 '서해대교'는 나에게 남다른 상징성이 있다. 서해대교를 지나갈 때면 여느 외출 때처럼 꼭 우리집 대문을 드나드는 느낌이다. 긴 연휴 뒤라 그런지 고속도로에 차들이 없고 더더욱 고속버스 관광버스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한가위 명절에다 곧이어 단풍 관광철, 한창 북적거려야 할 계절인데 서민의 일상에다 경제가 이러고서야... 하는 생각이 든다. 반 년만의 정기검진 병원행. 2박3일의 서울 나들이길에 내려오면서 이번에는 반드시...하면서 애써 찾아간 곳은 '서정식당'이라는 기사식당. 서해고속도로의 선산IC 근처다. 태안에 귀촌 이후, 고속도로를 오르내리기 전 밥 때가 되면 이곳에서 한 끼를 해결했던 10여 년의 단골 식당인데 4년 만이다. 제육볶음이 이 가게의 최고 메뉴다. 어디든 단골집은 푸근..
전망 밝다 물안개 자욱한 이른 아침부터 하루에도 몇 번이나 내려다보는 앞뜰... 여름내내 갑갑하게 조망을 가로막고 있던 개나리 웃자란 가지들을 잠시 짬을 내 쳐냈더니 전망이 툭 틔었다. 서해상에서 벌어진 일. 이에 대처하는 정부의 작태. 미안하다고 전해라는 통지문 한 장에 감읍해 하는 군 통수권자. 나라 꼴이 이게 뭐냐. 도대체 어쩌다 대한민국이 이지경에까지.
첫 손님... 오색딱다구리 앞마당에서 톡톡톡 소리가 들리기에 내다보니... 산새 한마리. 처음 보는 새다. 소나무 등걸에 붙어앉아 열심히 벌레를 쪼고 있다. 마당에 홍송 두 그루가 깍지벌레로 말라죽어 안타깝게 생각하던 중이다. 조류도감에서 찾아보았더니 딱다구리다. 까막딱다구리, 쇠오색딱다구리, 아물새딱다구리, 쇠딱다구리... 등등. 딱따구리도 종류가 많아 그 중에서 아마 '오색딱다구리'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