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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소학(2) 써 버릇해야 제대로 된다. 오랜 만에 잡은 붓에 자획이 흔들리고 운필이 오락가락 한다. 햇살 바른 창가에 앉아 글을 쓴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건 4자성어로 된 어린이 독본용 소학이다. 3분의 1 쯤 썼다. 앞으로 사나흘은 더 써야 한다.
귀촌일기- 소학 시간 나는대로 쉬엄쉬엄 쓰기로 했다. 언젠간 써보겠다 했던 걸 시작한 것이다. 나에게 '소학'은 '기본'이라는 뜻이다.
귀촌일기- 효자손 내 곁엔 효자손이 여섯이다. 요소요소에 배치되어 있다. 타고 다니는 차 운전석 왼쪽 머리맡 손잡이에도 담겨있다. 가려울 때 긁지못하는 괴로움. 효자손 마고미녀가 따로 없다. 여행 가방에도 있다. 한쪽이 깨진 걸 짧달막하게 자른 게 여행 동반자다. 아무데서나 꺼낼 수 없고, 후미진 ..
귀촌일기- 잔디가 예쁘다 오늘 깎는 마당의 잔디가 올해 마지막 잔디깎이가 될 것인 가. 10 여년 전 애시당초 잔디가 좋았는데 한해두해 드난 잡초의 기세에 눌리더니 어느듯 잡초천지가 되었다. 최근 2,3년 동안 서서히 복원되기 시작했다. 잔디의 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잔디의 놀라운 자생력이다.
귀촌일기- 타이페이의 달 벼가 익어가는 도내수로 앞뜰. 새벽 산봇길에 달을 만났다. 하현달이다. 두 주일 전, 타이페이 101층 꼭대기에서 바라본 그 달이다. 상현달이 보름달을 지나 태안 논에서 저문다.
귀촌일기- 빼꼼이와 진돌이의 근황이 궁금하시다구요? '새벽 산봇길은 농심 민정시찰.' '지금 뭐 하시는거여요?'
귀촌일기- 물 주었더니 비가 온다 요즘 멧밭은 가뭄이다. 오늘 처음으로 바닷가 쪽 남도갓 밭에 물을 주었다. 무거운 흙더미를 들어올리며 남도갓 새싹이 파릇파릇 올라오기에 애틋하여 물을 물통에 담아 차로 실어날라다가 얌전히 뿌려주고 났더니 곧장 비가 온다. 밤새워 비가 온다. 어쩐지 뒷북친 기분.
귀촌일기- 무궁화를 심었다 지난 봄, 4월, 안면도 수목원에 갔을 때 가지에 달리고 떨어지고 지천이었던 무궁화 씨앗을 한 줌 받아왔던 것을 싹을 틔우고 이제껏 키워서 오늘 큰 화분에 옮겨 심는 것이다. 어릴 때 화단에 비리(진딧물)가 잔뜩 낀 무궁화가 나에겐 토종 진짜 무궁화다. 이젠 무궁화 종류가 하도 많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