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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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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리, 비 내리는 날의 서정
장사는 장사, 영업은 영업, 단골은 단골- 팔봉산 스타일 바로 인근의 팔봉산가든에 가면 주인장의 발걸음은 날쌔고 재바르다. 8년 전 첫 만남에서 내가 '커크 다글러스'로 일찌감치 명명한 그 주인장이다. 잘 달군 숯불 위에 석쇠를 놓고 생삼겹 고기를 직접 굽는다. 한 웅큼 왕소금을 치는 손놀림이라든지 연기를 내며 노릿하게 구운 고기는 우..
반가운 손님같이 오늘 오신 비는... 참 예쁜 비 새벽 잠결에 빗님 오시는 소리에 잠을 깼다. 서너시부터 또닥거리던 빗방울이 빗줄기가 되어 정오 쯤까지 비가 내렸다. 옛 어른들은 기다리던 단비를 꼭 비님이라고 높였다. 아마 자연에 대한 경외심일 것이다. 오늘 오신 비님은 참 예쁘다. 비바람도 들치지않고 타들어가는 대지를 위무..
귀촌일기- 우분 퇴비가 왔다, 농사는 계절을 앞서 간다 덥다덥다 하면서 눈 깜빡할 사이에 입추가 지나갔다. 김장용 배추, 무 밭갈이도 곧 해야한다. 이런저런 월동준비에 슬슬 맘이 급해진다. 우리 동네 건너 마을인 어은리에 사는 함 사장이 해질 무렵에 퇴비를 싣고 왔다. 미리 부탁을 해두었던 우분이다. 따가운 햇살이 수그러들기 전인 데 ..
입추,말복에 또 물 주기 시작하다 아침나절에 서울에서 손님들이 오셨다. 입추, 말복 더위도 아랑곳하지않고 팔봉산 등산을 감행하는 노익장(?)에 새삼 감탄하며 오랜만의 해후에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찾아왔던 손님은 돌아가시고 뉘엿뉘엿 지는 해를 바라보며 밭에 내려갔다. 이 시간에 내가 가야할 곳은 밭이다. 채마..
대추나무 시집 보냈더니... 대추 풍년예감 버갯속 영감님 댁에 대추가 많이 열리는 대추나무가 몇 그루 있었다. 이맘때 쯤 주렁주렁 익어가는 대추를 보노라면 볼수록 탐이 났다. 내 욕심을 알았는지 버갯속 영감님은 하나 파다 심으라고 몇 번이나 나에게 말했다. 7년 전에 하우스 옆에 대추나무를 옮겨다 심었다. 포크레인으로 ..
용의 승천- 우리 동네에 용왕님이 납시다 도내나루와 구도항이 마주 보인다. 여기는 가로림만이다. 노을이 진다. 2012년 8월3일. 석양은 바다에 놀고 낙조는 팔봉산에 깃든다. 자연은 간직하려는 사람의 몫인가 보다.
새벽 텃밭이 즐거운 이유- 수확은 계속된다 밤새 내내 창 밖은 보름달로 훤했다. 새벽녘엔 지나가는 소나기 소리가 잠시 들리기도 했다. 오늘은 동밭으로 나갔다. 토마토,오이, 고추를 땄다. 굵은 아침 이슬이 두두둑 굴러떨어진다. 토마토는 조금 미리 따 둔다. 발갛게 익기까지 멧새들이 좀체로 기다려주지 않는다. 부리로 쪼아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