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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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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다리,곳감 잔고 증명 코다리 다섯 마리 겨울나기에 톡톡히 제구실을 해내는 효자 안주감이다. 봄이 되자 어쩌다 눈 마주치는 걸로 무심하다. 쓰임새가 따로 있다. 그 때를 기다려라. 곳감 세 개 눈 내릴 때 부지런히 날아들던 산새들도 뜸하다. 봄이 되어 이젠 눈독 안들여도 될만큼 배 부르다는 뜻이겠지. 임..
대청소 2題 오늘 서재 대청소를 했다. 겨우내 출입이 별로 없었다. 두어시간 버릴 건 버리고 정돈하고 쓸고 털면 될 걸 미루고 미루다 오늘에야 해버렸다. 체험학습 한다고 서울 녀석들이 들이닥칠 것이고 며칠 후 친구들의 봄나들이에 대비하여 어쩔 수 없이 청소는 해둬야 하는 일이다. 서재가 모..
첫 매화 꽃샘추위가 주춤하자 때마침 내리는 봄비. 매화가 피었다. 첫 매화다. 매화 꽃닢을 적시는 매우. 저 안쪽이라 보는 게 향기다. 지지난해는 3월 29일. 서재 앞 황매가 처음이었다. 지난해는 3월 23일. 대문간 옆 홍매가, 올해는 3월 16일, 뒤안으로 돌아가는 모서리의 청매다. 엿새나 이르다. 지..
태안에 살으리랏다 소동파가 복어 맛에 빠졌다더니 여기 도내 굴 맛을 소동파가 알았더라면. 굴이 제철이다. 이 동네 도내리 굴이 좋다. 오동통하다. 작으나 검고 탱글탱글하다. 감태 철이 지나자 부녀자들이 물 때에 맞춰 살금살금 도내나루 갯가에 나가서 굴을 찍는다. 언제든지 굴을 먹을 수 있다. 잘 익..
귀촌일기- 감자밭 출근, 퇴근 감자 이랑에 비닐 멀칭하는 날. 8시에 밭에 나가 5시 반에 돌아왔다. 점심 때 잠깐, 새참에 잠깐, 현장을 이탈했을 뿐 우수 근무의 귀감이 될 만한 하루였다. 서리가 내린 날은 따뜻하다. 해가 중천에 이를수록 조끼도 벗어던지고 밀짚모자로 바꿔 썼다. 나도 모르게 원기 백배하여 해지기 ..
귀촌일기- 생강밭 을매기 안마을로 들어가는 초입의 생강밭에 활력이 넘친다. 사흘 째 생강 추수다. 생강 농사가 잘돼 밭주인도 한껏 기분이 좋다. 동네에는 일손이 없어 건너 마을에서 원정 온 일손들이다. "어서 오누. 을매기 한 잔 하고 가." 밭 주인의 손짓에 차를 멈추고 소주 한 잔을 받는다. "생강 참 잘 됐슈...
귀촌일기- 경로당 시즌 오픈 농번기에는 노인들이 더 바쁘다. 집안에서 때 맞춰 도와야 할 일이 정해져 있다. 이것 저것 보이는 게 다 일이다. 그래서 경로당은 여름과 가을에 걸쳐 너댓달은 아예 문을 닫는다. 비로소 오늘 경로당 문을 열었다. 동지를 앞두고 이때 쯤이면 시즌오픈이다. 마을회관의 아랫층이 경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