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잠결에 빗님 오시는 소리에 잠을 깼다.
서너시부터 또닥거리던 빗방울이 빗줄기가 되어 정오 쯤까지 비가 내렸다.
옛 어른들은 기다리던 단비를 꼭 비님이라고 높였다.
아마 자연에 대한 경외심일 것이다.
오늘 오신 비님은 참 예쁘다.
비바람도 들치지않고 타들어가는 대지를 위무하듯이 조용히 적셔주었다.
내 마음같아서는 좀 더 머물다가셨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오로지 나의 욕심일 뿐.
밭작물로선 아쉽지만 낱알이 영글어가는 간사지 벼에겐 그 정도가 딱 좋았다.
내일부터 하우스 옆 서밭 밭갈이를 해야겠다.
케일,치커리 등 이런저런 쌈채소를 심었던 자리에 지금 잡초가 무성하다.
쪽파를 심을 요량으로 며칠 전 한번 파봤더니 땅이 여간 굳어있지않아서
한바탕 비지땀을 흘리고 후일을 도모했다.
그 후일이라는 게 오늘처럼 비가 온 뒤를 말한다.
생각할수록 이번 비는 참 예쁜 비.
'귀촌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내리, 비 내리는 날의 서정 (0) | 2012.08.13 |
---|---|
장사는 장사, 영업은 영업, 단골은 단골- 팔봉산 스타일 (0) | 2012.08.12 |
귀촌일기- 우분 퇴비가 왔다, 농사는 계절을 앞서 간다 (0) | 2012.08.10 |
입추,말복에 또 물 주기 시작하다 (0) | 2012.08.08 |
대추나무 시집 보냈더니... 대추 풍년예감 (0) | 2012.08.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