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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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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밥, 무시래기 밥 무 시래기를 보면서 무 시래기 밥을 생각한다. 무 밥도 많이 먹었다. 험준한 보릿고개를 힘겹게 넘던 시절, 어린 마음에 정말 먹기 싫었던 무 밥이었다. 호화롭게 만든 무 시래기 밥, 무 밥이 이젠 별미 음식으로 하늘 높이 떴다. 건강면에서나 영양학적으로 분석한 도표를 보면 선..
네 권의 책 서가에 나란히 꽂혀있다. 모두 90년대 초에 출간된 책이다. 기업의 총수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하듯 펴냈다. 미래,세계,도전의 시대정신이 사회를 관통하던 시절이었다. 오직 이 길밖에 없다 - LG 구자경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 대우 김우중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 현대 정주영 도전하는 자..
장기 한판 어때요 우리집의 장기 알. 할아버지가 만들어 주신 장기 한 모가 있다. 오십 여년 전 한 때 거제 옥포에 계실 때 밭 한켠에는 비파나무가 많았고 밭은 온통 탱자나무 울타리가 둘렀다. 할아버지는 탱자나무를 말려서 잘라 일일이 글자를 쓰고 칼로 파서 새겼다. 楚,漢,車,包,馬,象,士,卒. 하나하나 모두 반질반..
장화 패션-상암동의 추억 수색역 철길 밑으로 상암동으로 가는 땅굴같은 터널이 있었다. 어른 키가 닿을락말락 백미터가 넘는 굴을 지나가자면 위에서 사시사철 물이 뚝뚝 떨어졌다. 희미한 백열등이 듬성듬성 달려서 긴장한 발길을 비춰주었다. 질척거리는 발밑은 예측하기가 어려워 물웅덩이에 빠져 양말이 젖기 일쑤였다. ..
LG의 럭키세븐비누 다목적 대형 화장비누, 럭키세븐비누. 공장도 가격(부가세포함) 264원. 오늘 정리를 하다보니 이게 있네요. 몇년 전 비누인가. 70년대의 비누. (주)럭키 제품. 그런데 추억의 거품이 잘 날가.
40년의 수채화 봉일암. 봉일암은 다솔사에 있는 암자다. 다솔사는 경남 사천시 곤양면에 있다. 오래된 절이다. 새벽에 일어나 예불을 드렸다. 암자 바로 밑에 돌기둥이 서있는 자리가 우물이다. 아직 어둠이 둘러싼 돌계단을 더듬어 내려가 샘물로 세수를 했다. 한겨울의 쏴한 찬기운이 차라리 뜨거움으로 나를 깨운 ..
의자(2) 인간적인 인간 의자 조 병화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오는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의자를 비워드리지요.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오는 어린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의자를 비워드리겠어요. 먼 옛날 어느 분이 내게 물려주듯이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오는 어린 분이 계시옵니다...
의자(1) 까닭 아랫도리가 삐걱거리며 불안케하더니 결국 내려앉았다. 서잿방의 철제 의자 얘기다. 허우대 멀쩡한 놈이 이러니 어처구니 없다. 나무 걸상이 삐걱대다 어느날 부러져서 뒤로 해장작 팼던 학창 시절이 생각이 나서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슬며시 짜증이 난다. 나도 제조 업체에서 밥을 먹었지만 내구..